모래시계 그리고 농촌 속 희망 찾기

2012.12.26 17:23:38

최대철 지점장

농협은행 청주물류센터지점

강원도 동해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는 정동진은 예전 '모래시계'라는 드라마의 촬영지가 된 후 무척이나 유명해진 동해안의 관광지다. 어디를 가든 관광지 주변에는 관광객들이 기억이 될 만한 기념품들을 판매하는 곳들이 있게 마련이다. 특히 정동진 주변에는 무엇보다도 모래시계를 파는 상인들이 무척이나 많다. 아마도 드라마 촬영지의 영향 때문인 듯하다. 크고 작은 다양한 크기, 그리고 속에든 모래의 여러 가지 색깔들이 지나는 손님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지난 주말 사우나에 갔다가 모래시계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내가 가본 모든 사우나에는 일반시계 대신 모래시계가 있었다. 그때마다 '모래시계'라는 드라마가 문득 떠오르곤 했다. 추억 속 '모래시계'가 방영된 지도 벌써 10여년이 흘렀다. 그런데도 모래시계 속에는 내 가슴을 뭉클하게 해주는 전율이 있다. 그 전율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1분의 사랑과 여유다. 즉, 모래시계가 수동식인 까닭에 일반 초시계보 시간이 소모되는 느낌이 다르다. 느낌상 금방이지만 실제로는 오래간다는 느낌이 든다. 여기에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는 1분의 여유가 있다.

이처럼 1분이란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느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눈앞의 1분을 제어할 수 없다면 인생 자체도 제어할 수 없다. 어떻게 해야 1분을 내 것으로 만들어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까. 혹자는 '그 짧은 시간에 뭘 한다고'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평소에 의식하지 못하는 1분이라는 시간을 유심히 살펴보면 1분 속 위대한 교훈이 있다. 예컨대 사람의 심장은 1분에 60~80회 정도로 뛰며, 뇌는 산소 공급이 1분만 안 되어도 치명적인 손상이 생긴다고 한다. 문제는 1분이라는 시간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시간이 아니라는 데 있다. 풍부한 경험만이 1분 노하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과연 농촌은 희망이 있는가. 도심으로 향하는 탈 농촌행렬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4천700만 인구 중 농업인구가 350만 명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의 역사적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도심 속 초시계는 자동으로 돌고 있지만, 도·농 간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을 지키기 위해 '농촌 속 희망 찾기'와 '농촌사랑운동'을 범국민적으로 펼치고 있다.

우리 농촌엔 모래시계가 돌아가고 있다. 다시 생각할 수 있는 1분의 여유가 있지 않은가, 서러운 노래를 부르기 전에 단 1분만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농촌은 도시의 요람처요, 도심이 찾는 비상구요, 도시민의 심적인 고통을 치료해주는 종합병원이라는 사실을~~~

그런 점에서 드라마 '모래시계'는 힘겨운 농촌에 희망적인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의 일생을 모래시계에 담긴 모래라고 생각해 보자. 모래시계는 갑자기 많은 모래를 통과시키려 들면 구멍은 막히게 되고 고장 나고 만다.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일은 더 엉키고, 더 늦어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런 때 1분의 여유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농촌은 민족의 뿌리요. 생명의 근원인 삶의 보금자리요. 민족경제를 지켜나가는 파수꾼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우리 국민 모두는 농촌사랑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1분만 생각하자. 생각하는 동안 농촌을 향한 축복의 모래시계는 지금도 흘러내리고 있다. 모래시계를 파는 상인들의 뒤로 보이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 동해 바다처럼, 장대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꿈과 소망을 안고 농촌과 농업이 도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전통 체험학습장으로, 도시와 농촌의 교류를 이어주는 네트워크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상생의 장으로 옮겨가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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