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한 어린이집 '아동학대 논란'

네 살 배기 유아 폭행 사건, 경찰 수사
어린이집 변호인 "폭행사실 없었다. 아동학대 아니다" 반박

2013.02.11 20:36:26

청주시내 한 어린이집에서 네 살 배기 유아 폭행 사건이 발생, '아동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문제의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유아 폭행 사건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국내 한 아동학대조사전문기관은 '아동 학대'에 대한 진위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을 하고 있는 맞벌이 부부 Y(36·남) K(32)씨는 5·4·3살배기 아들 삼 형제를 청주시내 한 어린이집에 함께 보냈다.

Y씨 부부 아들 삼 형제는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8시20분까지, 하루 12시간 정도를 어린이집에서 같이 생활한다.

그러던 중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29일.

평소처럼 세 아들을 맞은 Y씨 부부는 아이들을 씻기기 위해 옷을 벗겼다.

Y씨(36) 부부의 아들 영훈(가명)이가 지난달 29일 어린이집 교사로부터 폭행을 당해 입은 상처라고 주장하는 부분. Y씨 부부는 영훈이에 대한 이 같은 폭행이 지속적으로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둘째 4살 영훈(가명)이 양쪽 팔과 등, 목 등에 심한 피멍 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황한 Y씨 부부는 영훈이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영훈이는 그냥 울기만 했다.

옆에 있던 영훈이 형 5살 성훈(가명)이가 "선생님(보육교사)이 영훈이를 때렸다"며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원장 선생님이 전화를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 Y씨 부부의 설명이다.
형 성훈이와 동생 영훈이는 같은 반이다.

부랴부랴 Y씨 부부는 영훈이의 상처 부위 곳곳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어린이집 원장에게 전송한 뒤 어찌된 일인지 캐물었다.

원장은 "담당 교사가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성훈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그 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고 Y씨 부부는 밝혔다.

Y씨 부부를 더욱 화나게 했던 것은 이후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의 사고 수습 태도와 문제의 교사가 성훈이를 폭행한 사실이 이 번 뿐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의혹 때문이다.

Y씨 부부는 "폭행 사고 후 담당 교사는 진정성 있는 사과 한번 하지 않고 있다" 면서 "원장은 영훈이를 위로하기는커녕 우리 부부가 하지도 않은 돈을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이번 사건을 왜곡, 은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는 특히 "우리 부부가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원장과 담담 교사가 이렇게 어린 아이와 우리 부부의 가슴을 짓밟을 수 있느냐"며 "문제는 과거 영훈이의 몸에 꼬집힌 상처가 자주 있었다. 그럴 때마다 평소 개구쟁이인 영훈이가 아이들과 싸우다 그런 상처가 났거니 하며 오히려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에게 사과했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 후 형 성훈의 진술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볼 때 해당 교사의 폭행이 지속적으로 있었던 것으로 추측 된다"고 강조했다.

Y씨 부부는 영훈이가 양쪽 팔 인대가 늘어나는 등 전치 2주의 상처와 자주 오줌을 싸는 등의 이상 증상을 보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문제의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와 별개로 Y씨 부부는 아동학대조사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해당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는 취재진에 "할 말이 없다. 모든 답변은 변호인에게 물어 보라"고 일축할 뿐, 해명을 피했다.

다만, 해당 어린이집 변호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폭행 사실은 없었다. 아동학대도 없었다. 그런 사실이 없었는데 (피해자 측이) 압박을 가하고 있다. 금전적으로 너무 과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피해자 측이) 오히려 인터넷 글 때문에 어린이집이 2차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해명했다.

영훈이 몸에 난 상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변호인은 "사진에 찍힌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아이의 몸에) 벌겋게 보이는 부분은 폭행으로 인한 스크래치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 뒤 "경찰의 조사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 백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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