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럴 때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

나용찬 전직총경 조사
상관, 애매한 명령 내릴 때 가장 높아
두번째는 사건 때마다 달라지는 업무
업무 전문화와 상하간 소통문화 절실

2013.02.19 19:43:32


우리나라 경찰공무원들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 역할이 모호할 때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신의 직무가 위험하다고 여기는 인식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언론매채를 통해 자주 접해왔던 경찰상과는 다소 다른 것이다.

괴산 출신으로 전직 고위 경찰관(총경)을 역임한 나용찬(60·사진) 씨가 전국 경찰공무원 6백명을 대상으로 직무 스트레스와 관련된 조사를 실시했다.

그는 직무 스트레스를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거나, 주어진 스트레스 자극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나씨는 이를 바탕으로 현직 경찰공무원 6백명에게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때를 물은 결과, '역할모호'(M=3.88)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은 불확실성(3.86), 교대근무(3.82), 긴급성(3.80), 역할갈등(3.72), 위험성(3.7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통계 분석상 'M'의 수치가 높을수록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역할모호'는 △상관의 애매한 지시나 명령 △소신보다 실적을 중시하는 계급성 △민원인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경우 등의 사례를 의미하고 있다.

반면 직무 스트레스 두번째에 오른 '불확실성'은 △사건 때마다 처리하는 업무가 달라지는 경우 △언제 출동할지 몰라 항상 긴장된 상태 등을 일컫고 있다.

이밖에 '위험성'은 △위험을 예지하고도 현장에 진입할 경우 △직무수행 중 유독물질이나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생각 등을 의미하고 있다.

나씨는 설문 중 일반에 알려진 것과 달리 '위험성'이 낮게 나타난 것에 대해 "경찰공무원은 직무와 관련된 위험성을 수사형사나 집회 시위를 관리하는 일부 부서에 한정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 점이 통계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공무원들이 직무와 관련돼 얻고 있는 스트레스는 직무만족, 조직몰입, 조직애착, 충성도 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한 사례로 "역할모호가 높아지면 조직애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역할갈등이 높아지면 충성도가 가장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공무원들의 직무 스트레스 치유책으로 △업무의 전문화와 명확화 △국민들의 경찰공무원에 대한 우호인식 확대 △계량화된 휴식시간 △조직 상하간의 소통 등을 거론했다.

나씨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경찰공무원의 직무스트레스가 직무행태에 미치는 영향' 논문으로 이달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예정이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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