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보다는 돈벌이 아르바이트가 먼저

외국인 교환학생·대학생 아르바이트 백태

2008.03.06 22:27:24

편집자 주

최근 도내 대학에 외국인 교환학생과 유학생이 2천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 교환학생은 단순한 여행이나 유학 프로그램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 사회생활을 근간으로 하는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즉, 교환학생들은 우리나라의 문화와 사회의 관습을 배우고 이해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또 교환학생들은 그 나라의 대표 문화사절단과 같다.
하지만 이들 교환학생과 유학생들은 당초 목적인 학업보다는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용돈마련이나 생계유지를 위한 돈벌이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여기에다 대학교 등록금이 연간 1천만원 시대를 맞아 대학생들이 고소득이 보장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에 뛰어 들고 있다.
외국 교환학생과 유학생들의 한국 생활과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나선 대학생, 청소년 등의 아르바이트 백태를 들여다본다.

청주지역의 3개 대학교에 따르면 청주지역의 유학생은 청주대학교가 올해 현재까지 1천203명(중국 1천188명, 일본 6명, 몽골 6명, 기타 1명)이다. 서원대학교는 올 처음 실시한 외국인학생 전형으로 중국학생 13명이 추가로 입학해 모두 24명이다. 충북대학교는 교환학생 69명(중국 34명), 유학생 모두 포함해 547명으로 중국 유학생이 대부분이다.

이제껏 꿈꾸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과 낯선곳으로 간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지난해 교환학생으로 들어온 중국인 유학생 A(여?22)씨. 그는 북경의 한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들어왔다.

중국에서 한국어 능력이 취업에 중요한 조건으로 떠오르면서 한국을 찾는 유학생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10대 청소년 및 대학생들은 방학기간 중국음식 및 피자 전문점, 세차장 등지에서 배달이나 홀서빙의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유학생 아르바이트 백태

외국인 유학생들의 아르바이트는 대부분 방학 중에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학업에는 상관없이 아르바이트에 매진하는 유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주 아르바이트는 식당 종업원, 중화요리점 홀 서빙 등 다양하다. 시급은 2천원~2천500원 선.

이들은 한달 100여만원 남짓한 수입을 올리며, 중국의 부모님에게 대부분의 돈을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업원 아르바이트는 주로 중국 유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호프집이나 차이니스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교환학생들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것은 ‘용모가 예쁘고 단정한’친구들의 차지다.

A씨는 방학을 맞아 중화요리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다. 일은 오후 6시부터 시작해 새벽 2시까지며, 낮에는 전단지를 돌리는 일을 하고 있어 공부할 시간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밝히는 A씨는 한국 문화에 대해 다양하게 배우기 위해 입국했지만 최근에는 꿈이 달라지고 있다. 돈을 많이 벌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바꿨다.

실제 공부를 하기 위해 교환학생 신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으면서도 국내 산업체나 돈벌이를 위해 휴학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시급은 노동부가 지정한 금액보다는 낮은 2천원선이 고작이다.

외국 유학생이라는 이유로 홀대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청원군 오창읍 한 주점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 B씨(여?23)는 애초 정한 일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동안 일을 하고 있다.

B씨는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8시간 동안 일하는 것로 알았지만 1시간 일찍나와 청소하고 손님이 새벽까지 있으면 뒷정리하는 등 평균 2시간 이상 일하는 시간이 추가된다는 것.

유학생의 수가 해마다 급증하면서 그에 따른 ‘가짜 유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돈을 버는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월 보수가 많은 유흥업소와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있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 충북지역에서는 지역 대학에 입학한 가짜 유학생 및 연수생이 64명 적발됐다. 이들은 유학 브로커들을 통해 1인당 500만~1천만원을 건네고 유학비자를 받아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유학생과 어학연수생들은 6개월이 수학을 한 경우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 또 한 학기 학업을 마친 후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허가를 받은 후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각 학교측에서도 유학생들의 대한 아르바이트 현황 파악이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지도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법 때문에 일부 유학생들은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것을 감추거나 학교측에 알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유학생들이 방학기간 아르바이트를 가장 많이 하는 곳이 중화요리 전문점이다. 사진은 청주지역의 한 중화요리점.

ⓒ김태훈 기자
△대학생의 아르바이트

짧은 기간 고수입을 올릴 수 있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대학생과 고교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청주지역의 한 BAR에서 일하고 있는 김모(22)양은 대학을 휴학하고 돈을 벌기 위해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인 옷가게를 하고 싶어 이 곳에서 일하고 있는 김양은 생활정보지의 구인란의 월수입 300만원 보장이라는 문구를 보고 일을 하게 됐다.

김양은 월급 120만원에 손님이 들어오는 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게 돼 있어 한달동안 손님이 많으면 더 높은 수입도 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김양은 “무작정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유흥업소에서 일하기 시작했지만 술에 취한 손님들 때문에 힘든 일도 많다”며 “하지만 편의점 등지에서 일하는 월급보다는 2~3배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수입이 많아질 수록 그만두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와같이 고수입의 유혹으로 인해 노래방 등 각 유흥업소로 빠져드는 청소년과 대학생들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10대들이 방학 중 아르바이트를 하면 노동부가 지정한 시급을 받을 수 있을까?

청주지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부분의 10대 청소년과 대학생들은 정당한 시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지역에서 방학 중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교생과 대학생들에 따르면 이들의 아르바이트 시급은 대부분이 2천200원에서 많게는 3천원선이다.

이들은 주로 중국집 배달과 음식점, PC방, 당구장 등지에서 일하며 등록금과 자신의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

10대 청소년 및 대학생들은 방학기간 중국음식 및 피자 전문점, 세차장 등지에서 배달이나 홀서빙의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이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평균적으로 시급이 가장 높은 중국집, 피자집 등의 배달일이다.

중국집에서 배달일을 하고 있는 김모(19)군은 지난해 12월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김군의 친구들 또한 청주지역에서 PC방과 당구장 등지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서로 시급에 대한 상의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옮기고 있다.

김군은 “월 급여가 평균 120만원정도의 아르바이트”라며 “원동기 면허증이 없어도 오토바이만 탈 줄 알면 채용돼 일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노동청이 지정한 시급이 얼마인지 정확히 모르고 사장님과 협상 후 대부분 2천500원선에서 시급을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결과 이들은 노동청이 지정한 정당한 시급이 얼마인지도 자세히 모르고 있었으며, 노동청에 대한 신고조차 하지 않고 있어 노동당국의 지도점검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달내내 일을 하고도 월급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최모(19)군은 지난해 12월부터 15일간 PC방에서 일을 했으나 돈을 받지 못하다가 노동부에 고발하겠다는 협박(?)으로 인해 한달 이상이 지나서야 겨우 받아냈다고 전했다.

이처럼 노동부가 지정한 3천770원보다 터무니없는 금액을 받고 있는 청소년 및 학생들이 대다수며, 악덕 업주들의 부도덕한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학생들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 최영덕 기자 year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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