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소비자는 ‘글쎄’

“미리 올려놓고 찔금 내려”… 주말쯤 돼야 체감 할 듯

2008.03.10 20:58:35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에 따라 청주지역 일부 주유소들은 10일부터 휘발유와 경유를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청주시 봉명동에 위치한 SK에너지 직영 주유소가 기름 값 인하를 알리는 현수막을 내 걸고 영업을 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정부의 유류세 10% 인하를 시작한 10일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효과에는 미치지 못했다.

유류세 10%는 전체 휘발유 가격의 5%에 불과한데다, 정부의 발표 직후 정유사와 주유소들이 일제히 가격을 20~50원씩 올려 정작 인하된 요금을 시민들이 느끼기는 어려웠다.

또한 대부분의 주유소가 재고물량에 대해 판매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어 가격변동이 거의 없었으며, 재고물량이 빠지는 이번 주말께 판매가격의 인하분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인하 첫날인 10일 청주지역의 주유소들은 대부분 소비자 판매 가격에 반영하지 않아 시민들이 주유소에 들어왔다 나가는 일이 빈번하는 등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청주시 복대동의 한 주유소에는 시민들의 차량이 들어왔다 가격표를 보고 그냥 돌아나가는 일이 반복해서 벌어졌다. 정유사에서 출고되는 유류 제품에 대한 유류세 10% 인하 적용을 하지 않는 주유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청주시 봉명동 인근 대로를 사이에 두고 SK에너지 주유소 1곳, GS칼텍스 2곳 현대오일 1곳 등 주유소 4곳이 있었지만 유독 SK주유소 직영점만 유류세 인하에 따른 할인가가 적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비직영 주유소는 아직 재고분이 남아있어 이번주 중에야 할인가격이 반영될 것이라는게 주유소측의 설명이다.

할인가가 적용한 주유소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를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으나 알고 오는 손님보다 아직 모르고 찾는 손님이 많다”며 “기름을 다 넣고 나서야 평소보다 많이 채워진 ℓ량을 보고 물어보는 손님이 많았다”고 말했다. 바로 옆 GS칼텍스 주유소의 경우 아직 인하가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 곳에서 만난 박모(34)씨는 “오늘(10일)부터 유가 인하가 적용되는 줄 알고 찾았는데 가격이 인하한 것인지 아닌지 정확히 모르겠다”며 “좀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토로했다.

유류세 인하를 적용한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1천619원으로 적용하지 않은 주유소보다 10원가량 저렴해 할인폭에 대해서 상당수가 만족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미평동의 한 주유소는 이달 첫째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1천687.87원)보다 훨씬 웃도는 ℓ당 1천702원으로 최근 30원 이상 올랐었다. 하지만 이날 유류세 인하를 적용하면서 80원 할인된 1천622원으로 판매되고 있어 인근 주유소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인하에 따른 체감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날 주유소를 찾은 양모(39)씨는 “가격이 ℓ당 80원 가량 인하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달 초께 휘발유 가격이 20~50원 오른 상태에서 가격 인하를 적용해도 지난달보다 그다지 내린 것 같지 않다”며 “유류세 인하를 앞두고 얄팍한 상술로 가격을 올렸다 내려 할인 효과가 피부와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류세 인하 정책을 적용하지 않은 주유소들의 휘발유 평균가격이 1천600원 초반인 것을 감안할 때 이번 주말 이후 인하 가격이 1천500원 초반대가 형성돼 세금인하에 따른 기름 값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최영덕 기자 year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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