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결실로 이루어진 부부라는 이름

2013.03.27 18:58:55

신홍섭

한국농어촌공사 청원지사

지난해 10월 31일 한국농어촌공사가 지원하는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에서 유독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사랑스러웠던 노영구(39), 응웬티김휀(27)부부를 만날 수 있었다. 두 자녀와 장인어른까지 든든한 가족을 이뤄 지금 현재가 가장 행복하다는 노영구, 응웬티김휀 부부의 따뜻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뒤 혼자 외롭게 생활하던 노영구 씨는 아는 지인의 소개로 베트남에서 온 응웬티김휀 씨를 만나게 되었다. 상냥한 그녀의 미소에 첫만남 만에 사랑에 빠졌다는 노영구 씨는 자상함과 듬직함으로 다가갔고 그러한 한결같음에 응웬티김휀 씨는 반하였다. 그렇게 둘은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언어나 문화적 차이가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왔기에 서로가 자신의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부부는 지금도 맞잡은 손을 쉽게 놓지 않는 다정한 부부의 모습이었다.

다른 문화속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사람과의 결혼생활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친구도 가족도 없는 낯선 곳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한다.

남편의 사랑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었기에 고심하던 노영구 씨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가족의 정이 그리우니 베트남에 계신 장인어른을 한국으로 모셔와 함께 살자고 제안을 하였다.

그렇게 해서 두 자녀와 장인어른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한 이후 부부의 정도 끈끈해지고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 아내의 안정감까지 모든 것이 더욱 좋아졌다.

남편이 다가와주는 만큼 한국에 다가가는 아내의 노력도 더해져 갔고 다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한국어 교육에 꾸준히 참여한 결과 한국어도 빠르게 늘었다. 다문화센터에서 사귄 친구들과 형성된 공감대로 하루하루 활력 넘치는 생활을 이어갔고 아이들도 이러한 엄마의 모습을 보며 밝은 아이들로 자라나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다문화센터에서 한국어수업을 듣던 어느 날, 수업이 끝난 뒤 선생님께서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지원하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추천하였다.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지만 완전히 평범한 한국의 국민이란 생각이 들진 않았던 응웬티김휀 씨는 그 제안으로 한국인인 것을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기뻤다고 했다. 더구나 하얀 면사포를 쓰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을 안고 있던 부부에게 결혼식이란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결혼식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주인의식까지 생겼다는 응웬티김휀 씨의 모습에서 남편도 행복해하고 다문화가족 결혼 담당자 직원로서의 뿌듯함도 감출 수 없었다.

"세계 속의 한국, 한국 속의 세계"라고 외치는 지금이지만 여전히 다문화가정에 대한 차별은 존재하고, 경제적 어려움, 마음의 상처도 받기 쉬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으로 살아가고 있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노력하며 서로에게 다가가는 노영구, 응웬티김휀 부부의 모습은 우리가 무엇을 놓치며 살아가고 있는지 경각심을 깨워 주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행복한 한국의 가정, 한국의 국민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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