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근현대사 '무심천 벚나무'

1914년 '청주 청년회' 회원들이 처음 심어
70년대 채동환시장 주도로 수종갱신
지금것은 수양버들 논쟁후 확장 식재

2013.04.07 20:50:50

무심천 벚나무는 세번 수종 갱신이 됐고, 지금 보는 벚나무는 90년대 초반에 심겨진 것들이다.

ⓒ김태훈기자
청주 무심천 벚꽃이 절정을 맞고 있다. 지금의 무심천 벚나무는 언제, 누가, 어떤 동기로 심을 것일까.

무심천 벚나무는 처음 심겨진 후 세번의 수종 갱신이 이뤄지는 등 그 자체가 청주 근현대사의 일부가 되고 있다.

청주 무심천에 벚나무가 처음 심겨진 것은 1914년이었다. 일본인 오쿠마온보(大雄春峰)가 1923년에 발간한 '청주연혁지'는 이 부분을 비교적 상세히 기술했다.

'1914년(대정3) 3월에는 청주에서 생겨난 청년회가 기념으로 벚나무를 식재하게 되었다. 회원들은 집집마다 권장하여 많게는 10주, 적게는 2·3주씩 하여 남으로는 무심천 제방일대, (…) 동으로는 성동정의 성벽 흔적을 따라 식재하였다.'(정삼철 역)

청주연혁지는 이어지는 내용을 '회원들은 상호 감시하여 한국인 어린아이들이 나무가지를 꺽지 못하도록 경계하여 그 공로가 헛되지 않아 벚나무는 잘 자라나서 몇년이 되지 않아 개화를 보게 되었다'라고 적었다.

또 '만약 그것이 한번 꽃이 피는 시기에 접어들면 긴 제방에 많은 가지에서 휘늘어진 꽃송이가 흰 구름이 낀 것 같고 어떤 때는 눈같아 보이기도 하였다'라고 썼다.

그러나 당시 벚나무를 심은 주체인 '청주 청년회'가 순수 내국인인지, 아니면 청주에 진출한 일본인 모임인지는 분명치 않다.

무심천 벚나무의 두번째 수종 갱신은 1970년대 초반에 이뤄졌고, 당시 이 사업을 추진한 인물은 채동환(蔡東煥) 시장이었다.

그는 재임 당시 무심천 벚나무 수종갱신 외에 △우암산 우회도로 개설 △상당공원 조성 △청주체육관 앞 도로 확장 등 굵직한 사업을 많이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동주 전 국장은 "벚나무는 꽃이 화려한 대신 목질이 단단하지 않아 수명이 길지 못하다"며 "마침 당시에 무심천 제방 석재를 흙으로 덮는 공사가 있었고, 이때 수종 갱신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무심천 벚나무의 세번째 수종갱신은 1990년대 초반에 있었고, 현재 보는 것들이 당시 식재한 수종이다.

당시 무심천 벚나무는 대교와 청주공고 구간에만 심겨져 있었고, 그 북쪽으로는 버드나무(수양버들) 거목이 위치했다.

이런 가운데 솜털 모양의 버드나무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를 베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그 결과 수양버들은 무심천 제방에서 거의 볼 수 없게 됐고, 대신 수종 갱신을 겸한 벚나무 식재구간이 영운동에서 제2 운천교 부근까지 대폭 확장됐다.

이승우 전 충북도기획실장은 "90년대 무심천 제방에 갱신된 벚나무는 묘목이 아니라 흉고직경 10㎝ 정도의 성장목이었다"며 "따라서 지금의 무심천 벚나무의 수령은 20년 안팎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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