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4.19학생기념탑 추진위원장 인터뷰

"충주고를 뺀 것은 분명히 잘못…지금와서 어떻게 하겠는가"

2013.04.21 19:57:31

속보= '충북 4.19학생혁명 기념탑' 건립추진 위원장을 맡았던 김현수 전 청주시장은 탑 내용에 '충주고' 이름이 빠진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그러니 지금와서 어떻게 하느냐"고 말해, 기념탑 명칭을 바꾸거나 문장을 수정하는 데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본보는 지난 19일 청주 상당공원에서 제 53회 4.19혁명 기념행사가 끝난 후 김위원장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김현수 당시 건립 추진위원장

- 청주 상당공원에 있는 '충북 4.18학생혁명 기념탑' 내용과 탑이름에 대해 충주시민들이 매우 서운해 하고 있다. 충북에서 최초로 시위를 한 '충주고'가 기념탑에 명문화되지 않은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기념탑 건립을 논의할 때 추진 회원들의 대부분은 청주사람이었다. 그 때문인지 당시 회의를 할 때 충주고 학생들의 시위 사실을 확인해주는 회원이 한 명도 없었다. 나 자신도 최근까지 충주고 학생들의 시위 사실을 전혀 몰랐다."

- 당시 동아일보는 충주고 학생 3백명이 1060년 3월 10일 시내로 진출해 시위를 했다고 기사화했다. 당시 신문을 보지 못했나

"당시 동아일보를 보지 못했다. 신문을 봤다면 당연히 기념탑 내용에 충주고도 집어넣었을 것이다. 충주고가 빠진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 기념탑 건립 취지문에 쓰여 있는대로, 당시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은 청주가 연고지였다. 그렇다면 '충북 4.19학생혁명 기념탑'이 아닌 '청주 4.19학생혁명 기념탑'으로 탑이름을 정했어야 맞지 않나.

"당시 시위에 참여한 학생중 지금은 음성지역에 사는 회원이 있다. 이 회원이 음성을 의식해 기념탑 이름에 청주 대신 충북을 넣자고 주장해 '충북 4.19학생혁명 기념탑'으로 이름이 정해졌다.

- 혹시 3년 전 4.19혁명 기념탑 건립을 추진할 때 관련일정을 비공개리에 추진한 것 아닌가.

"전혀 그렇지 않다. 신문공고를 내는 등 모든 것이 공개리에 진행됐다. 이 부분은 나도 충주 시민들에게 할 말이 있다. 4.19 기념탑이 건립되는 사실이 외부에 공개됐으면 충주시민 누구라도 전화 한 통화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추진회원 누구도 충주지역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이 없다."

- 기념탑 내용에 충주고 학생들의 시위 내용을 넣거나, 아니면 탑이름을 '청주 4.19학생혁명 기념탑'으로 바꾸면 갈등이 해소될 수 있다. 그렇게 할 용의는 없나.

"충주시민들이 서운해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충분히 이해한다. 충주고 학생들의 시위 사실을 알았으면 그 내용을 뺄 이유가 없다. 또 충주고를 넣었으면 기념탑의 모양새도 더욱 좋았다. 그러니 지금와서 어떻게 하겠는가."

밑줄친 부분이 문제가 된 내용을, 충주고의 이름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한편 본보는 지난 4월 18일 해당기사를 처음 내보내면서 지면 관계상 기념탑 조형물만 내보내고 문제가 된 탑문장 내용은 지면 관계상 싣지 못했다.

이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기념탑 문장이 어떤 내용이길래'라고 궁금증을 표함에 따라 문제가 된 기념탑 내용을 사진으로 내보낸다.

밑줄그은 부분이 문제가 된 문장으로 충북에서 4.19관련 시위를 가장 먼저 한(1960년 3월 10일) 충주고의 이름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또 국가기록원 자료는 4.19 희생자 전국 186명 중에는 '충북인'도 3명 포함돼 있다고 발표했으나, 역시 이를 언급한 표현을 찾을 수 없다.

당시 '충북인'이 도내 이외의 지역에서 숭고한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으나, 기념탑은 이 내용을 기록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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