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문화

2013.05.29 18:24:57

이선우

탑디자인 대표

몇 해 전 각종 매스컴에서 G20에 관한 소식을 쏟아 낸 적이 있다.

그러나 G20에 관한 소식보다 나의 관심을 끈 것은 일본과 프랑스가 강탈해 간 우리 문화재를 반환한다는 뉴스였다.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지만 기쁘기보다 씁쓸한 감정이 앞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의 우리나라와 현재 G20 의장국이라는 현실이 겹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국력이란 무엇인가. 문화와 문화재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물론 모든 선진국들이 디자인 강국을 표방하는 지금, 디자인 강국이란 무엇이고, 그렇다면 과연 디자인 문화란 무엇인가.

디자인과 문화는 태생적으로 뿌리가 같다. 문화도 그렇지만 디자인에는 다양한 얼굴들이 있다.

인간이 서로 다른 것처럼 디자인은 여러 형상으로 존재한다. 인간이 서로 다른 것은 다양한 문화적인 배경 때문이다.

디자인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다양한 문화는 다양한 디자인을 가능하게 한다.

인간은 문화를 가진 유일한 동물이라는 것이 문화인류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또한 '문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문화는 한 인간 집단의 생활양식이다'라는 대답이 보편적이다.

디자인은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지역, 환경과 가치 기준에 따른 인위적인 산물이다.

또한 끊임없는 변화와 개선의 결과로 이루어진 문화의 소산이다.

인간이 더 나은 삶을 위해 의도적으로 필요한 것을 생각해서 만들고 사용하는 것이 디자인이며, 그것은 인간의 창조 능력으로 발전된다. 디자인은 곧 문화를 창조하는 행위이며 디자인된 결과물은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디자인이 문화활동 그 자체라는 것은 디자인의 어원에서도 드러난다.

디자인(design)이란 '지시하다', '의미하다'를 뜻하는 라틴어인 '데시그나레designare'서 유래하며, '데시그나레'는 영어로 '디자인design'에 해당한다.

문화에 대한 정의와 디자인 어원의 문화적 의미에 비추어 보면 디자인과 문화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문화활동은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인간의 의미 대사 활동이며 그 활동의 중요한 산물이 가공물과 사인, 심벌 시스템 등이다.

이는 인간의 관념형태나 행동 양식에 따라 만들어지며, 다시 인간의 관념형태나 행동 양식에 영향을 미친다.

다시말해 생존과 생활에서 출발한 디자인은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로운 생활양식에 부합되는 가공물과 사인, 심벌 시스템을 거쳐 새로운 생활양식을 구성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되었고 디자인과 문화는 인간의 삶에 따라 변화하며 형성된다.

따라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왔고, 살아갈 것인지 아는 것이 디자인 문화를 이해하는 또 다른 방편이다.

인간은 원초적인 본능인 종족번식을 통해 삶을 지속했고 그 과정에서 도구가 탄생하고 도구의 개선을 위해 인간은 예술과 과학에 매진했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소비개념과 디자인 기준을 생성해 디자인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이러한 개념들은 디자인 문화를 형성하는 중요 골격이 된다.

디자인 강국을 이룩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문화강국을 이루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해 새로 출범하는 통합 청주시도 어제의 디자인 문화가 아닌 오늘날의 디자인 문화를 반추하는 것은 물론 내일의 디자인 문화 강국을 가늠하는 출발점이다.

길은 바로 섰을 때 비로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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