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tware'를 아직도 'Soft Wear'로 알고 있는 나라

2013.06.13 18:01:20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시작부터 웃지못할 이야기 좀 소개해 보고자 한다. 1960년대 일본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IT 관련업체에서 S/W(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을 확보하고자 신문에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채용 공고를 냈었다. 그 결과 참으로 우습게도 대다수 지원자가 의류직물학과나 의상 관련 전공을 한 사람들이 대거 응모를 하였다는 것이다.

이유인 즉 그 당시에는 소프트웨어(Software)란 단어가 거의 접하기 어려웠던 단어였다 보니 당연히 S/W를 소프트웨어(Soft Wear)로 오인하고 소프트하게 일을 옷을 개발하는 것으로 착각한 의류 관련 전공자들이 대거 응시를 했던 것이었다. 지금으로서는 배꼽 잡고 웃을 일이지만 당시로선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작금의 IT 파워는 H/W 중심에서 S/W로 완전히 넘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아직 H/W의 비율이 7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 매출 10억 당 제조업의 채용 인력은 2.05명이지만 S/W는 24.4명이고 부가가치율도 26.7%로 자동차 20.6%, 컴퓨터 11.5%보다 높다. 또한 스마트 폰을 기반으로 하는 앱시대에는 S/W산업이 IT투자를 견인함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시절 방통위위원장이 앱에 대해 알려 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발언이 나왔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했다.

전체산업에 있어 평균적으로 33.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S/W는 전체 산업을 이끌어 가는 핵심 기반기술이다. 즉, 모든 산업의 스위치(S/W)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S/W 산업이다. 다시 말해 이제 IT 기술은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측면보다는 기반 기술(Infra Technology)로 그 자리를 매김하고 있는 실정에서 S/W야 말로 기반 기술 중의 기반 기술에 해당하는 산업 분야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S/W 산업 육성에 등한시 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우리가 전 세계 시장에 차지하는 비율이 고작 0.8%에 불과하고 그것도 게임 분야에 치중되어 있는 실정이니 말 해 무엇 하랴. 그 결과 소위 국민 게임이라 불리우는 애니팡 게임 수익의 30%를 구글에 넘겨주어야만 하는 참담한 현실 속에 대통령 임기가 마칠 때 쯤 되어야 S/W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충북도 마찬가지이다. 민선 5기 공약에 'S/W 산업 육성'이란 단어를 보고 소름이 끼치는 희열을 느꼈지만 그도 잠시 그 자리를 태양광이란 단어가 차지하면서 S/W란 단어를 다시 보기 어려워 진 것이 충북의 현 주소이기도 하다. S/W란 단어를 아직도 'Software'가 아닌 'Soft Wear' 로 알고 있었던 지난 정부의 무지 속에 그나마 현 정부에서 이를 제대로 인식해 주길 바랄 뿐 이다. 정말이지 이대로는 향후 우리의 먹거리는 없다. 제발 S/W 분야에서 'first mover'는 아닐지라도 'first follower'라고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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