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공직사회, 얼마나 반듯한가

2013.06.18 15:59:19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인 충북이 시끄럽다.

올해 상반기를 정리해야 할 때 곳곳에서 어수선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공동체의 공적업무를 맡아 수행하는 공직사회가 더욱 그렇다.

각종 비위 혐의로 잇따라 검찰과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다. 이들의 비위혐의 수사는 지역민들에게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분위기다.

구설수와 잇단 비위혐의

얼마 전 청주시 한 간부공무원이 옛 청주연초제조창(KT&G 청주공장) 매입 과정에서 KT&G 측 용역업체로부터 6억6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이 공무원이 뇌물을 자신의 증권계좌에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었던 점을 주목, 이를 보관하다가 상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수사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영농조합 대표의 사채 차입 보증을 서도록 지시, 진천군에 수억 원의 손실을 입힌 유영훈 군수의 검찰 수사 결과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검찰은 감사원의 의뢰에 따라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는 유 군수의 사건을 형사3부에 배당, 수사를 진행 중이다.

유 군수는 2011년 6월 '우리 쌀 가공공장 건립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영농조합 대표가 사채를 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자 담당 직원에게 협조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괴산군이 임각수 군수 부인 명의의 밭에 군비로 석축을 쌓았다는 특혜 의혹을 내사하는 충북지방경찰청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얼마 전 괴산군청을 압수수색,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도 했다.

수십억 원대의 보안등 교체사업 특혜시비에 휘말린 보은군도 홍역을 앓고 있다.

보은군은 48억7천만원 상당의 보안등 교체사업을 진행하면서 저가의 공사비를 제의한 다른 업체가 있는데도 이를 무시한 채 특정 업체 등과 수의계약을 해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경찰은 이번 입찰 과정에서 보은군수의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진행형인 이들 사건의 결말은 아직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 사법기관의 과욕(過慾)에 그칠 수 도 있다. 뿐만 아니다. 아직 표면화 되지는 않았지만 공직사회 비위에 따른 구설수도 무성하다. 인허가 부서나 공사 발주부서 관련 공무원들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원부서와 지도단속 부서도 해당된다. 위민행정을 펼쳐야 공직사회가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한 인사의 푸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과를 떠나 수사선상에 오른 사건과 구설수는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다.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오로지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절차탁마' 의미 되새겨야

우리가 자주 쓰는 고사 성어 중에 절차탁마(切磋琢磨)란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이유다.

'절차탁마'는 옛날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훈화 속에 자주 나왔던 고사 성어다.

열심히 노력하고 목표를 향해서 쉬지 않고 달려가야 한다는 의미로 기억되는 말이다.

옥의 원석을 구해서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옥을 만드는 과정은 모두 4가지가 있다. 첫 단계는 옥을 원석에서 분리하기 위하여 옥의 모양대로 자르는 것이다. 이 공정을 자른다는 뜻의 절(切)이라고 한다. 두 번째 공정은 썬다는 뜻의 차(磋)로서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옥을 썰어내는 과정이다. 세 번째 공정은 쫀다는 뜻의 탁(琢)으로서 도구로 옥을 모양대로 쪼는 과정이다. 네 번째 공정은 간다는 뜻의 마(磨)로써 완성된 옥을 갈고 닦는 과정이다.

좋은 옥을 만드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지지 않는다.

이는 절차를 무시한 잠깐의 성과는 오래가지 못한다. 정말 큰 성과는 과정과 절차가 얼마나 반듯한가에 달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절차탁마'는 아름다운 인생과 공동체 조직문화를 만드는 비밀인 셈이다.

투명한 과정과 절차를 통해 최고를 완성시키는 공직사회가 됐으면 한다. 충북 공직사회가 반듯해지는 그날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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