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대, 저소득층의 대학으로 거듭나야

2013.09.11 19:17:01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도립대, 전국 각 지자체별로 총 7개가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낙후지역에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만들어진 도립대가 현재 계륵(鷄肋)처지에 놓여있다.

왜냐하면 각 지방의 낙후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빼어난 교통 인프라로 이 지역 학생들이 인근 대도시로 대학 진학을 하고 있어 도립대 본연의 설립 취지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득이나 대학이 많아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실정에서 도립대까지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가진다. 그러나 도립대는 있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모 언론에 보도된 가정소득과 대학 진학률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소득 최하위 집단은 1.6%만이 최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반면, 소득 최상위층 자녀는 28.4%가 최상위권 대학에 진학했다.

4년제 대학 전체 진학률은 소득 하위 집단 자녀가 36.3%, 소득 최상위 집단은 68.7%로 조사됐다. 반면 2년제 대학 진학률은 소득 하위 집단 자녀 53.4%, 소득 최상위 집단 자녀 15.7%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소득이 낮은 집단의 자녀는 2년제 대학, 소득이 높은 집단의 자녀는 4년제 대학, 그 중에서도 상위권 대학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것은 고등교육 기회가 소득 계층별로 차별적으로 분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면 도립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가정 형편은 어떠한 가· 내가 재직하고 있는 충북도립대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면 전체 재학생 중 기초생활수급자 부터 2분위 계층 까지가 전체 재학생의 52%이며 3분위 계층까지 포함하면 70%에 육박한다.

한마디로 저소득가정의 자녀들은 2년제 그 중에서도 등록금이 싼 도립대로 오고 있다는 소리이다. 따라서 도립대가 없어지면 이들이 갈 대학이 없다.

다음에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이 바로 학벌에 따른 소득 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보고에 의하면 2010년 고졸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2년제 대학 졸업자의 임금은 10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는 2년제 대학 졸업자의 임금이 97~99.8 으로 오히려 고졸 임금 보다 낮았다. 즉, 2년제 대학 졸업자는 고교 졸업자 보다 2년 간 더 교육을 받은 것에 대한 금전적, 사회적 보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한 4년제 대학 졸업자와 비교해 보아도 평균 임금이 4년제 졸업자의 66.7%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2년제 도립대 학생들은 소외계층과 저소득층 학생들이 가정형편상 도립대에 진학해서 2년간 대학을 다닌 후 고졸과 같은 수준의 대우를 받고 한 평생 힘겹게 살아야만 한다는 것이 이들의 운명이다.

속된 말로 부모 잘 못 만나 사회적으로 낮은 대우의 대물림, 가난의 대물림을 해야 한다는 것 이다. 현재 정부에서 복지 확대를 중점적으로 외치지만 교육이야 말로 참된 복지 아닌가 싶다. 기회는 있다.

박근혜정부 들어 2년제 대학도 4년제 학과를 둘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도립대를 개편된 고등교육법에 맞추어 일정 학과 이상을 4년제로 개편하여 소외계층과 저소득층의 자녀들이 향후 사회에서 제대로 살아 갈 수 있도록 그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최고의 복지 정책이자 중산층 확대방안이며 또한 도립대의 참된 역할과 사명 아닌가 생각해 본다.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이 다니는 대학인 도립대, 이들의 한과 눈물을 씻어 줄 지자체의 움직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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