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항 에어쇼가 남긴 시사

2013.10.29 16:16:42

얼마 전 청주국제공항 일대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청주공항에서 열린 '국제 에어쇼'를 관람하기 위해 몰려든 구름 인파였다. 행사기간 중에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Black Eagle)'의 축하비행과 각종 항공기의 시범비행, 고공낙하 시범 등이 펼쳐졌다.

일석삼조의 효과 거둬

주한미군의 항공기 시범비행과 호주 초청 곡예비행팀도 하늘을 도화지 삼아 화려한 비행을 연출했다. 청주공항 계류장 인근에서는 세계 각국의 전투기, 헬기 등 일반인들이 쉽게 보기 어려운 항공기 50여대와 항공 관련 장비도 전시돼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각종 첨단 항공 우주무기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실내 전시장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국방관련 인사들의 비즈니스 외교도 활발히 진행됐다.

지방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전시 행사를 마음껏 즐길 좋은 기회였다.

우리 공군의 전력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이번 에어쇼는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가 주최하고 국방부·산업부·공군 등이 후원했다. 푸른 가을 하늘 속으로 치솟는 첨단 전투기들을 보면 누구라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그 자리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공군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마음 든든함을 가졌을 것이다.

에어쇼라면 50대 이상인 사람들은 1960년대 초 여의도에서 매년 국군의 날 때 행해지던 에어쇼를 잊지 못할 것이다. 그 당시 여의도는 모래사장으로 대부분 뒤덮여 있었다. 거기에 모의 탱크나 표적을 놓고 6·25 당시 맹활약을 하던 F86 세이버 제트기들이 여러 번 폭격을 하는데 온 서울 시민이 지축을 흔드는 폭발음을 들어야 했다.

폭격의 끝은 소이탄의 일종인 네이팜탄으로 모래사장을 불바다로 만드는 것으로 가상의 적을 완전히 섬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에어쇼의 마지막 단계는 수백 명의 낙하산 부대원들이 여의도를 점령하는 것으로 이때는 버섯 같은 낙하산들이 공수비행기 꼬리에서 수없이 나오는 것을 목도하곤 했다. 그 당시 우리 공군은 절대적으로 미 공군에 의존하고 있었을 때였다.

청주공항 에어쇼에서 본 우리 공군은 자체 생산한 초음속 전투기를 포함하여 장비나 기술면에서 상당히 발전했음을 체감했다. 항공우주전을 대비한 우주전력 체계 구축의 중요성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공군의 힘과 국가안보의 중요성 체감을 떠나 이번 행사는 청주공항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충북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도를 중심으로 많은 예산을 들여 청주공항 이용안내와 충북관광 홍보 활동을 전개해 왔다. 노력에 비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행사가 진행된 서울공항 공사관계로 얻어진 이번 청주공항 에어쇼는 반쪽행사였음에도 연일 전국에서 찾아든 관람객들의 반응은 놀라웠다.

주 행사인 서울ADEX는 일산 킨텍스에서 치러졌다. 에어쇼 등으로 구성된 전야제 행사만이 청주공항에서 열렸다. 충북이 들러리 행사를 맡아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야기된 이유였다.

하지만 수도권 중심의 볼거리 문화로 박탈감에 휩싸인 지역민들이 이번 에어쇼를 통해 모처럼 생기를 찾았다. 사흘간의 에어쇼는 청주공항 홍보·도정 홍보·관광객 유치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차별화된 기반 활용해야

청주공항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충북도가 격년으로 열리는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의 사전 행사인 국제 에어쇼 유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했으면 한다.

청주공항과 공군사관학교, 공군 17전투비행단 등 충북만이 갖고 있는 기반을 최대한 활용한 차별화된 행사개최라는 측면에서도 맞다. 그러면 청주공항 홍보는 물론 항공기정비(MRO) 관련 업체들의 투자유치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번 청주공항 에어쇼는 해당 지자체에게 나가야 할 길을 제시한 신선한 자극제로 충분하다. 또다시 청주공항 에어쇼를 관람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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