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공약엔 지방이 있어야 한다

2014.02.26 17:39:22

신순애

공약 선거는 이미지 선거라기보다 활자 선거다. 가공된 이미지나 화려한 언어수사로 치르는 선거가 아니다. 후보자의 철학과 지향점, 정책대안을 유권자에게 구체적인 문서로 내놓고 심판받는 선거다. 따라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가 아주 중요하다.

특히 이번에 치르는 선거는 지방선거다. 좁혀 말하면 충북도지사와 충북도교육감, 그리고 통합청주시장 등 광역•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다. 당연히 해당 지역의 발전전략이 고스란히 담겨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공약과는 좀 다르다.

6•4지방선거에 나서려는 사람들은 참 많다. 아직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대략 따져도 도지사 후보에서부터 지방의회 의원 후보까지 수백 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 모두 선거와 관련된 자신만의 공약집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선거 때마다 지난 선거 때 본 듯한 공약이 그대로 나오기도 하고 총선이나 대선 때 나온 공약과 비슷하기도 하다.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의 공약은 그 지역에 특성에 맞아야 한다. 그 지역의 실정이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 그래야 실천이 가능하다. 실천 가능하지 않은 공약은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따라서 나는 오늘 6•4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이 공약을 만드는데 참고할 몇 가지를 제안하려 한다.

각종 정책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무늬와 모양이 지역에 따라 사뭇 다르다. 문화에 따른 차이가 지역마다 다르게 배어 있다. 따라서 지방선거 공약은 지자체별 특징을 잘 적용하는 게 관건이다.

첫째, 충북에서 출마하는 후보들은 충북 상황에 맞는 공약을 만들어 제시해야 한다. 충남 지역에 적당한 것이 충북지역엔 쓸모없을 수 있다. 충북에, 좀 더 구체적으로 자신이 출마하는 지역에 맞게 공약을 개발해야 한다.

둘째,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 후보의 철학과 가치를 충분히 담아내되 비현실적이선 안 된다. 실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그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셋째, 튼실해야 한다. 후보가 내건 공약이 그 지역 발전을 위해 최고의 가치임을 증명해야 한다. 겉치장이 투박하더라도 반드시 실현될 수 있다는 확신이 묻어나야 한다. 후보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는 공약이 실현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넷째,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후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은 참 많을 것이다. 내걸고 싶은 공약은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4년 재직기간에 실현할 수 있는 공약은 제한돼 있다. 다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우선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좋은 공약이 될 수 있다.

다섯째, 기본에 충실 하는 게 좋다. 정치인의 기본 철학은 인문학이다. 꾸준한 자아성찰을 통한 기초다지기에 열과 성을 다해야 한다. 아무리 날선 네거티브가 있어도 버틸 수 있는 정신적 무장을 말한다. 도덕성과 청렴성은 아주 기본적이다. 이 두 가지가 갖춰지지 않으면 상대 공격에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대화와 소통의 주제도 필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소통이 부족한 사회다. 상층부터 하층부까지 소통이 강조되지 않는 곳이 없다. 위에서 아래로 무차별 전하는 것은 그저 홍보일 뿐이다. 시민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내는 것도 좋다. 소소한 대화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담아내면 좋다. 그저 시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겠다는 포괄적 개념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방안 마련이 좋을 듯하다.

이번 6•4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 모두 해당 지역 실정에 맞는 공약을 제대로 발굴해 유권들로부터 훌륭한 선택받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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