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채우기에 앞서 곳간의 구멍부터 고쳐야

2014.04.09 17:53:45

이선우

(주)탑 대표

건설업계에 몸 담은 지 20여 년. 이제 어느덧 지역 전문건설업계를 대표하는 위치에 자리함에 따라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 중심의 시각에서, 보다 폭넓게 충북지역 건설업계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서 논의할 기회가 많아졌다. 이에 따르는 고민 역시 많다. 충북지역 경제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건설산업의 위치를 고려한다면 필자의 고민은 비단 건설업계만의 고민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로 인하여 충북지역 건설업계의 생존기반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충북지역은 건설경기침체로 2010년 이후 발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대표적인 민간 건설사업에 해당하는 공동주택사업도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급격히 감소해 현재 충북의 건설업체는 그 유례를 찾기 힘든 수주난을 겪고 있다.

게다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과 신규 건설사업 감소로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역 건설업계의 요구에 따라 지역건설산업활성화 지원조례까지 제정되었음에도 지역에서 시공 중인 아파트 공사현장에 대한 지역업체 참여가 심각하게 저조한 상황이다. 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하고 지역 주민들의 돈으로 매출을 올리고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지역에도 시공능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가 있음에도 지역업체를 외면하고 있다.

지역건설산업활성화를 위한 선결과제는 무엇보다 건설공사 수주물량 확보가 중요하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상황 악화로 인하여 자치단체의 발주물량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지역에서 발주되고 있는 민간공사에 대한 지역 전문건설업체 참여가 절실하다.

그러나 최근 충북지역의 주요 아파트 공사현장을 살펴보면 여전히 지역 건설업체들을 외면하고 있다. 청주 하복대 지역의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지역업체 참여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청주 율량2지구의 경우 지역업체가 아파트를 분양하면서도 지역 업체의 참여를 외면하고 있어 지역 건설업계의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지역 건설 공사에 지역 전문건설업체 하도급 참여는 너무 당연하다.

충북지역 자지단체의 보다 적극적인 행정지원역시 필요하다. 지역 내 발주공사에 대한 지역 전문건설업체 참여를 높이기 위해 현재의 노력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자세로 임하는 자치단체의 보다 적극적인 세일즈 정신이 필요하다.

다른 지역의 경우 지역 건설경제활성화를 위해 관내에서 추진되는 각종 건설사업(아파트, 공장건축 등)에 대한 지역 전문건설업체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사업추진 주체와 MOU(양해각서) 추진하는 등 지역 건설경제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충북지역 자치단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내 지자체들은 보다 철저하고 적극적인 사전 사후 관리·감독 실시 등 적극적인 행정지원과 각종 인센티브 제공을 통하여 지역내 발주공사에 대한 지역 전문건설업체 참여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지역 건설업체들을 위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현존하는 먹거리에 지역업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아무리 곡식을 쌓아 채우려고 해고 구멍난 곳간은 채울 수가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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