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의 저울 그리고 정의의 여신상

2014.06.09 13:42:14

백경미

충북여성발전센터 연구개발팀장

지난주 6·4 지방선거의 결과에 대해 여야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양측을 꾸짖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전대 어떤 선거보다 조용히 치러졌던 이번 선거, 아니 그 때문에 오히려 네거티브 유세가 더 기세를 부렸다고도 하지만 민심은 현혹되지 않았고 균형을 잃지도 않았다. 그리고 엄중한 판단을 했다.

누군가는 미개한 국민성을 운운했지만 민심은 항상 옳다. 청와대와 여당에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야당에게는 야당으로서 견제의 역할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빈틈없는 균형감각과 판단력을 보여주었다.

여당압승 내지는 야당압승, 역대 지방선거는 대통령 집권에 대한 중간평가와 맞물려 항상 어느 한쪽의 압승으로 마무리되는 결과를 낳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세월호라는 메가톤급 돌발변수로 인해 여당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민심은 여당에게 승리를 안겨주지도 않았지만 참패로 몰아넣지도 않았다.

세월호 사건 이전, 선거전 초기에는 여당의 압승이 예측되었지만, 세월호 참사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안전 불감증과 감독 부재, 부조리, 무엇보다 무능한 대응…. 이에 대해 여당은 집권당으로서 민심의 철퇴를 맞은 셈이다. 이 철퇴를 계기로 국정조사를 통해 세월호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안전을 위한 국가개조를 위해 헌신하는 길이 집권당으로서 풀어야할 숙제이며, 민심을 얻는 길일 것이다.

야당은 '세월호 심판론'을 기치로 내세우며 세월호 변수가 선거전에 반사이익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민심은 야당에게 여당을 견제할 만큼의 입지만 마련해 주었다. 야당은 세월호 사건으로 모든 국민이 함께 울며 분노할 때 정부와 집권당을 견제하고 함께 국난에 대응하는 자세보다는 정부와 집권당의 의혹을 캐고 심판하는 데만 주력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고, 이번 선거에서 주요가치로 내세웠듯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입법과 행정에 박차를 가해야할 것이다.

미완의 숙제로 남겨진 세월호, 그 희생자와 유가족, 국민들 앞에서 여야가 모두 패배자다. 지금 국민들은 여야 모두에게 자성과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여야 모두 그동안 국민들에게 과연 어떠한 모습을 보여왔는지,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비난하고 말로만 민주주의를 외치지는 않았는지, 당론 앞에 국민권익은 뒷전이 아니었는지를 반성하고 이제는 반드시 거듭나야만 한다.

법을 대표하는 정의의 여신상이 있다. 이 정의의 여신상은 대개 한 손에 저울을, 다른 한 손에는 철퇴를 쥐고 있다. 여기서 저울은 개인의 권리에 대한 다툼을 해결하는 것을 의미하고, 철퇴는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자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선악을 판별하여 벌을 주는 정의의 여신상은 두 눈을 안대로 가리고 있다. 이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느 쪽에도 기울이지 않는 공평한 자세를 지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선거를 통한 민심의 표현은 정의의 여신상을 떠올리게 하는데 손색이 없다. '민선 6기!', 정의를 실현한 민심의 철퇴를 기억하고 국민의 생명과 존엄을 최우선으로 하는 섬김의 리더십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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