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재해위험지구 정비 서둘러라

2014.06.10 13:37:56

세월호 침몰사고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줬다. 그 중 가장 큰 교훈은 안전불감증에 대한 대변혁이다.

올해는 17년 만의 '슈퍼 엘리뇨' 현상으로 '슈퍼 폭우'가 예고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가장 강력한 호우가 예측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심각한 인명·재산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내륙 지역인 충북지역에도 시급을 요하는 재해 위험지구가 많아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물론 충북도 등 각 지역 시•군 자치단체별로 재해위험지구 정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제 때 정비하지 않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 1998년부터 도내 134곳의 자연재해위험지구를 지정하고 4천717억 원을 투입, 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정비 사업에 사용될 재원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재원 보조비율마저 국비 60%, 지방비 40%에서 국비·지방비 각각 50%로 변경됐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사업비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당초 계획된 22곳의 재해위험지구 중 7곳은 내년에 추진될 예정이다. 등급 기준에 따라 '가'급, 이른바 시급을 요하는 지역으로 분류된 지구도 4곳이나 돼 걱정이 더 크다.

재해위험지구 정비는 당연히 해야 한다. 하지만 제때 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곳들은 거의 해마다 침수 피해를 입히거나 항시 재해 위험으로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곳들이다. 따라서 재해위험지구 정비 사업을 늦지 않고 제때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일반 공사의 경우 예산 사정 등으로 사업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재해위험지구는 다르다. 공사를 늦추거나 공사 도중 호우-태풍 등을 만나기라도 한다면 피해는 이중 삼중으로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흔히 있었던 일이다. 공기(工期)를 잘못 잡아 장마철에 재해지구 정비를 하다 호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공공의 예산과 행정력까지 이중 삼중으로 피해 보기 일쑤였다.

올해도 이 같은 일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재해 상습-위험 지구 정비는 계획수립 자체도 중요하다. 하지만 재난 재해가 닥치기 전에 미리 사업을 완료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재해위험지구는 폭우를 동반한 장마가 계속되면 침수나 붕괴 사고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늦어도 장마 전에 사업을 모두 마무리해야 맞다.

충북도의 책무 중 가장 중요한 책무는 충북도민의 안전보장이다.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보다 더 큰 일은 없다. 따라서 충북도는 예산타령만 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재해는 예고가 없다. 재해를 막는 일은 오직 예방뿐이다. 그 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안전불감증은 내 나라와 내 지역, 그리고 나의 적이다. 올바로 혁파하지 못하면 나라는 물론 나의 미래와 행복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충북도가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제대로 일하는 진정한 행정기관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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