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주고 싶다”

인천 박형옥씨, 음성 원남초에 장학금·물품 지원

2008.05.11 21:26:54


“사람이 살아가면서 힘들때에는 병원과 장애단체, 교도소, 노인복지시설을 방문해 보면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생깁니다”

초등학교 3학년때 부모를 여의고 인천으로 이사한후 고향을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는 박형옥(51)씨.

박씨는 지난 9일 음성 원남초 운동회에 참석해 고향선배들과 어르신,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교정에 ‘교훈석’을 세우고 학부모들에게 선풍기 20여대를 기증했다.

원남초(교장 이명숙)의 보이지 않는 후원자인 박씨는 원남면이 고향으로 초등학교 3학년 부모님을 여의고 인천의 고모댁에서 생활하면서 자동차 기술을 익혀 지금은 인천시 부평구에서 작은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 2006년 5월 원남초를 찾아 당시 3학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매월 또는 분기별로 학교에 장학금과 발전기금, 스쿨버스구입비, 실물화상기 등을 전달하고 운동회 때나 학교 행사시에는 꼭 참석하고 있다.

박씨의 작은 꿈은 원남초 3학년때 인천으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원남초를 졸업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 하면서 지난 2006년 장학금을 지급해 주고 있는 현재의 6학년들이 졸업하는 내년 ‘명예졸업장’을 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박씨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복은 세상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다”며 “내가 행복한 마음으로 고향후배들을 지원하면 후배들도 나중에 또 다른 후배들을 지원해 줄 것 아니냐. 이같은 지원이 이어진다면 고향의 발전은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명의 의사는 1명의 사람을 살릴수 있지만 자동차 정비사 1인은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말하는 박씨는 “나의 작은 선행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지 그것은 장담하지 못한다”고 앞으로도 후배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금 1일 1만원씩 후배들의 장학금을 모으고 있다. 남들처럼 전재산을 헌납할 처지도 안되고 그렇다고 벌어놓은 돈이 많아 엄청난 금액을 지원하지도 못하지만 작은 냇물이 바다를 이루듯 언젠가는 후배들도 남을 도와주면서 생활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다.

이날 딸과같은 후배들과 운동장에서 뛰어놀며 즐기는 박씨의 모습에서 고향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김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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