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대비로 건강한 여름을

2014.06.15 15:49:41

최경철

청주기상대장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폭염으로 인해 2,622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했으며 그 중 사망자는 35명에 달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186만, 198만여 마리의 가축폐사도 발생했다. 폭염은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고 가뭄을 동반하여 식량생산에 차질을 주기도 하며 가축집단폐사를 발생 시키는 등 우리 생활에 점차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이는 최근 10년간(2004~2013년) 평균기온과 폭염일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2013년의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4℃로 평년(23.6℃)보다 1.8℃ 높았고 전국 평균폭염일수도 18.5일로 평년(10.1일)보다 8.4일이나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가 추세에 있는 폭염 피해 현상은 우리의 주의를 요구한다.

올해 첫 폭염특보는 5월 31일에 발표됐다. 5월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것은 2008년 폭염특보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최근 3년간 첫 폭염특보 발표일자(2011년 6월 20일, 2012년 6월 25일, 2013년 6월 16일)를 살펴보면 올해 폭염이 얼마나 빨리 시작됐는지 알 수 있다.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해 폭염에 대한 대비책을 알아보자. 폭염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주의가 필요한 계층을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폭염에 취약한 대상으로 가장 먼저 어린이와 노인을 떠올릴 수 있다. 특히 4세 이하의 어린이는 체온조절기능이 충분히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더운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보호자와 함께 있어야한다. 또한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노화로 인해 땀샘이 감소하여 체온을 낮출 수 있는 능력이 낮고 피부의 온도 감수성이 둔화되어 더위를 느끼기가 어렵다. 체내 수분량도 젊은 사람보다 적어 탈수상태에 이르기가 쉽기 때문에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따라서 외출 시에 노인을 홀로 남겨두는 것은 위험하다.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도 폭염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체온이 상승하면 열을 방출시키기 위해 혈관이 확장된다. 이 과정에서 혈류량이 증가하고 땀을 흘리게 되는데 이때 맥박과 심박출량도 증가한다. 적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계절보다 여름에 혈관과 심장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실외활동이 많은 사람들도 폭염에 쉽게 노출된다. 기온이 최고에 달하는 14시부터 17시까지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을 피할 수 없을 때는 모자와 물병을 꼭 챙기고 가벼운 옷을 입는다. 그리고 강한 자외선이 피부를 상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자외선 차단제도 꼼꼼히 발라야한다. 휴식 시간은 한 번에 길게 갖는 것보다 짧게 자주 갖는 것이 더 좋다.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클 수 있다. 도시는 아스팔트와 건물 같은 인공 구조물이 지표면을 덮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온도가 현저히 높다. 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옥상에 녹지를 형성하거나 지붕을 밝은 색으로 바꿀 수 있다. 흰색과 같은 밝은 색이 어두운 색보다 태양열 반사율이 더 높다는 점을 이용한 방식이다. 이는 건물의 에너지효율을 높여 냉·난방비용 절약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 이보다 간단한 대안으로는 창문에 커튼 등을 활용하여 실내로 들어오는 직사광선을 최대한 차단하는 방법이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폭염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서 기상상황을 매일 확인해야 한다. 기상청에서는 6월~9월에 일 최고기온이 33도(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폭염경보)를 발표하고 있다. 기상상황을 고려하여 야외활동 계획을 세우고 냉방기기를 가동하면 건강한 여름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실내 냉방온도는 26~28℃가 적당하며 실내·외 온도차를 5℃ 내외로 유지하는 것이 냉방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생활기상지수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여름철과 관련된 생활지수는 자외선지수, 식중독지수, 열지수, 불쾌지수가 있으며 기상청 홈페이지나 모바일 웹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청주기상대에서는 6월부터 9월까지 충청북도 12개 시·군에 폭염특보 발표현황을 문자 서비스로 제공한다. 이는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담당공무원과 노인돌보미, 농촌지역 이장에게 보내져 기상정보 활용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제공되며 일부 독거노인에게는 직접 발송된다.

폭염은 직접적으로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별다른 지병이 없는 사람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살피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에 폭염에 취약한 계층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거동이 불편한 사람, 독거노인, 허약한 사람의 건강을 수시로 살펴보는 관심이 필요한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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