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도 선진형으로 변해야

2014.06.11 14:16:06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새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평가는 엇갈린다. 우선 언론인 출신으로 사회 전반의 적폐를 해소할 적임자라는 말이 있다. 반면 보수적 색채가 강하고 행정 경험이 없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국가혁신을 위해 좀 더 개혁적인 인사를 발탁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있다.

하지만 충청권 인사의 중용이란 점에서 긍정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 인선에 장고를 거듭한 까닭도 있어 보인다. 다수의 대상자가 청와대 인사검증의 문턱을 넘지 못하거나 본인이 고사했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6·4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광역단체장 자리를 야권에 모조리 빼앗기면서 충청권 총리 카드를 물색해 온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는 충북 청주 출신이다. 청주 석교초와 청주중을 졸업했다. 그리고 청주고 1년을 다니다 서울로 올라갔다. 그 후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1975년 중앙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언론사 근무 시절 경력도 나무랄 데가 없다. 언론계 은퇴 후엔 고려대 미디어학부 석좌교수와 서울대 언론정보학부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총무도 지냈다

그래도 문 후보자 발탁은 깜짝쇼에 가깝다. 지상에 이름이 오르내린 다른 인사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도 국민 일반 다수는 문 후보자의 능력과 도덕성에 대해 알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문 후보자에 대한 사전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물론 청와대가 충분히 검증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로 확인될 때 비로소 총리가 주도할 국가개혁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자는 37년간 언론 생활을 했다. 비교적 권력과 비판적 거리를 유지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뚜렷한 소신과 열린 보수의 면모도 보였다고 한다. 이런 저런 점을 생각해봐도 박 대통령의 이번 선택은 이른바 수첩인사는 아닌 듯하다. 박 대통령의 차후 인사방식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제 국회 인사청문회가 남았다. 우리는 이번 인사청문회의 경우 문 후보자가 박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고 국민의 기대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냐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고 본다. 새 총리는 나라의 안전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고 있다. 그야말로 여느 때 총리보다 막중한 소임을 안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문 후보자는 국무총리로서 능력과 자질을 갖췄는지, 정책적 판단을 정확히 할 수 있는지 검증받아야 한다. 따라서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는 예전에 흔히 했던 것처럼 사소한 흠집까지 들춰내 골탕 먹이는 후진적인 인사청문회가 돼선 곤란하다.

6·4 지방선거 결과는 '나라의 썩은 틀을 바꾸라'는 민의를 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총리의 정책 판단 능력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문 후보자 역시 다소 불편하더라도 인사청문회에 적극 협조해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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