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부르는 유월의 노래

2014.06.11 13:10:07

김형식

행정초등학교 교감·아동문학가

학교 뒷산에서 뻐꾸기가 운다. 초록빛 물이 든 뻐꾸기 소리를 듣는다.

뻐꾹, 뻐꾹 봄이 가네. 뻐꾸기 소리 잘 가란 인사 복사꽃이 떨어지네.

뻐꾹, 뻐꾹 여름 오네. 뻐꾸기 소리 첫여름 인사 잎이 새로 돋아나네.♪

요나손 곡에 윤석중 선생님이 지은 노랫말을 붙인 이 동요는 신록이 막 푸르러지는 이때에 뻐꾸기 소리만 들리면 저절로 입 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이다.

뻐꾸기 소리 들리는 유월이면 복사꽃이 떨어지고, 잎이 새로 돋아나는 거였다. 하지만 성급한 봄꽃들이 이미 피고 졌듯이 복사꽃도 4월에 피고 졌다. 계절은 점점 빨라져 예전의 노래와 시기가 안 맞을 수는 있지만 얼마나 예쁜 노래인가? 뻐꾸기 소리가 곁에서 들리는듯하여 자꾸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이다. 이렇게 노랫말이 예쁜 노래를 늘 부르다 보면 마음까지도 곱고 고운 사람이 될 것이다. 6월을 이 노래를 부르며 맞이한다.

6월을 시작하면서 부르던 노래는 또 있다. 현충일 노래이다.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

조국의 산하여 용사를 잠재우소서. 충혼은 영원히 겨레 가슴에♪

님들은 불변하는 민족혼의 상징 날이 갈수록 아 그 충성 새로워라.

현충일이면 새벽부터 찾아온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하는 국립대전현충원, 아버지 계신 곳에도 뻐꾸기가 울고 있다.

아버지는 고등학교도 다 마치지 못하고 전쟁터로 불려 나가셨다. 고등학생 그 어린나이에 무서운 전쟁터에서 무얼 할 수 있었을까 싶지만 1950년, 당시 학생들은 한 번도 쏴보지 않은 총을 들고 포탄이 떨어지는 전쟁터에서 적과 맞섰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도망칠 곳도 없이 사방에 떨어지는 포탄과 총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두려움에 떨며 뒤로 물러서지 못하고 앞으로 나갔을 생각을 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잠재된 의식이 앞으로 나아가게 했을 것이다. 그 전쟁터에서 많은 분들이 목숨을 잃고 다쳐 평생을 장애를 안고 불편하게 사셨다. 자식들에게 내색도 못하시는 그 불편이 얼마나 힘들게 했을까를 생각하면 또 가슴이 아프다. 국립대전현충원에 가면 비장해지기도 하고 저절로 고개 숙여지고 엄숙해진다.

노래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돌려 표현하는 것이라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며 사랑 고백을 하지 않았던가? '뻐꾸기'든 '현충일 노래'든 부르면서 계절을 맞고 6·25를 다시 생각해보고 호국보훈에 대해 생각해 보는 6월이었으면 싶다.

요즘은 교육과정이 수시로 바뀌어 그에 따라 교과서도 바뀌고 수록된 동요도 바뀐다. 1학년 때 배운 노래를 6학년 때까지 들으며 계속 익힐 수 있었는데 자주 바뀌는 통에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재미가 있긴 하겠지만 노래를 제대로 익히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유월을 맞아 함께 부르는 노래로 계절도 챙겨보고 통일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감성도 자극하면서 함께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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