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용 음성군수에게 거는 기대

2014.06.12 14:13:27

이화영

음성민중연대 운영위원

이필용 음성군수가 재선에 성공했다. 충북도내 11개 지방자치단체장 중 최고 득표율인 59.5%를 기록하며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9개 읍면 중 8곳에서 압승했고 상대 후보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소면 지역에서도 예상 밖의 수확을 일궈냈다.

이 군수는 지난 선거기간 동안 '중단없는 음성발전, 더 큰 음성 건설'이란 캐치프레이즈로 표밭을 누볐다. 또 군민을 섬기는 민본행정으로 주민 삶의 질 향상, 군민 참여와 협력 등을 공약했다. 유권자들은 지역 경제활성화와 민관 소통에 대한 기대를 안고 이 군수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군수가 지난 36대 군수에 당선되고 주민과 소통을 위해 1년 동안 걸어서 출근했다. 불과 10분이면 도착할 거리지만 출근길에 만난 주민과 대화를 하다가 얘기가 길어져 참모회의 시간을 미루기도 하고 현장에서 직접 부서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문제 해결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런 진정성이 표로 연결됐다는 분석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이런 소통에도 지난 3년 6개월 동안 이 군수의 골머리를 앓게 한 사안이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인사'와 '예산'이다.

공무원 인사철만 되면 군수실에는 사람으로 넘쳐나고 전화기는 불이 났다. 지역에서 행세께나 한다는 사람들은 자신이 천거하는 공직자가 승진되도록 공을 들였다. 인사권자가 공개적으로 '인사청탁 공무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지만, 허언에 그쳤다. 줄을 댄 공무원에게 불이익을 주면 자신을 믿고 부탁한 지인과 척을 지게 되는 상황에서 '불이익'은 '전가의 보도'에 불과했다.

예산도 마찬가지다.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는 사회단체는 예산 늘리기에 목을 매고 지역별로 체육공원과 체육관 신설, 도로포장 등 지역의 숙원 사업이 한둘이 아니다 보니 예산 수립 시기가 되면 청탁은 봇물 터지듯 했다.

이 군수가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려면 '권력'을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

인사권력을 조직에 돌려줘 조직에서 인정받아야 승진하고, 중요한 자리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 공무원 인사에 선배·동료·후배들의 상호평가, 각 부서 평가, 직무 계획서 등 평가장치를 만들어 인사를 해야 더는 인사브로커가 활개치는 일이 없어진다.

예산의 주인은 주민이다. 예산 편성 권한을 주민에게 주고 주민이 직접 참여해 예산을 편성하고, 해당 사업에 대한 사후 평가도 함께하게 해야 한다. '참여예산제'를 시늉만 낼 게 아니라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는 말이다. 공무원들도 참여예산제가 예산 편성과정에서 필수적인 행정과정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

음성군수는 10만 인구의 삶의 질이 좌우하는 매우 높은 공직이다. 또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치적인 입지가 결정된다. 시골 행정가로 그치느냐 아니면 더 큰 정치인으로 비상하느냐는 본인의 결단에 달렸다.

지금까지는 예선에 불과하고 이젠 본선 주경기장에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선수를 뽑은 감독은 스트라이커의 활약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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