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검거에 검경 명운 걸어라

2014.06.12 15:01:51

세월호 침몰 주범으로 낙인찍힌 유병언씨의 충북 잠입설로 도내 전체가 들썩거렸다.

국도 17번과 19번을 통해 충북지역에 잠입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전 국민의 관심이 충북으로 쏠렸다.

최근 며칠 동안 검·경은 청주·청원권 특정 아파트를 중심으로 구원파 신도들이 들락날락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동향 파악에 주력했다. 유씨가 남·서해안을 통해 밀항을 시도하기보다 내륙을 돌며 장기 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도내 은신 여부 확인에 집중했다.

물론 유씨의 충북 잠입설은 검경의 수사방향에 혼돈을 주기 위한 거짓 정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유씨의 행방이 아직 묘연하다. 따라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여러 가지 가설을 세워 놓고 수사를 진행하는 게 맞다. 실제로 유씨가 국도 17번과 19번을 통해 충북으로 도피를 시도했을 수도 있다.

충북에는 구원파 교회, 즉 기독교복음침례교회가 2곳이나 있다. 청주시 상당구와 제천시에 각각 1곳씩 위치해 있다. 청원군 내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는 구원파 신도들이 대거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 유씨의 충북유입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검경의 유씨 검거 작전은 여전히 헛발질 작전이다. 검경은 유 씨의 도주를 도운 혐의를 받는 신도 일부를 체포하는데 그쳤다. 유씨나 그의 도피를 돕는 핵심 인물들은 아직 검거하지 못했다.

검경은 지난달 22일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3주째 뒤쫓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 유씨는 지난달 초 금수원에서 빠져나갔다. 그런데 검경은 지난달 21일에서야 금수원을 압수수색했다. 결과는 당연히 실패였다.

지난달 말부터는 전남 순천 일대에 대대적인 포위망을 구축했다. 역시 성과는 없었다.

그러는 사이 유씨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검경은 궁지에 몰리게 됐다. 무엇이라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검경의 수사방향이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본다. 원칙도 전략도 없이 '무조건 잡고 보자'는 식으로 시작된 것 같기 때문이다. 내사조차 거치지 않고 시작된 수사의 성공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유씨 수사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검경의 속은 바싹바싹 타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속만 태운다고 수사에 진전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검경은 지금까지 검거 작전을 되돌아봐야 한다. 수사상황만 보면 헛발질을 계속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젠 국민 총동원령까지 나오고 있다. 소가 웃을 일이다.

검경은 지금까지 유씨 검거 작전의 잘못된 점을 반성해야 한다. 유씨의 도피 행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충북 어느 곳에 은신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검경은 유씨 검거에 조직의 명운을 걸어야 할 것 같다. 유씨 검거의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으로 안다. 검경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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