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역내 오염원부터 줄이자

2014.06.12 19:03:45

박병돈

K-water 충청지역본부 충청운영처장

2014년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올 여름은 페루연안에서 발생한 엘니뇨 현상과 더불어 봄부터 시작된 이상고온과 낮은 강수량으로 인해 벌써부터 무더위가 시작되는 등 전국이 월드컵의 열기만큼이나 뜨거워지고 있다.

해마다 여름이면 무더위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녹조현상'이다. '녹조현상'은 수온이 높아지고 일조량이 증가하면 물속에 식물성 플랑크톤인 녹조류나 남조류가 대량 발생하여 나타나는 현상인데, 최근 들어 그 정도가 점점 심해져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녹조란 수온이 올라가면 물속에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크게 늘어나 물빛을 녹색으로 변화시키는 자연현상의 일종이다. 이는 마치 봄에 산과 들에 풀이 피어났다가 겨울에 시드는 것과 같은 이치여서 이를 지나치게 문제시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너무 지나치게 과량 번식하게 되어 많은 불편을 초래하게 된다. 물속에서 녹조가 과잉 번식할 경우 악취가 발생해 주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심미적 불쾌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그 수역의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며 취수원의 경우 냄새발생으로 인한 정수처리 비용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인 문제를 야기시킨다.

따라서 녹조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물속의 녹조를 적정한 수준으로 잘 관리해야 인간과 자연이 풍요롭고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녹조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녹조발생의 근본 원인을 살펴보면, 녹조는 적당한 수온과 햇빛 그리고 질소·인과 같은 영양염류가 풍부할 때 대량 번식을 하게 된다. 따라서 수중의 영양염류를 잘 관리하는 것이 녹조를 관리하는 근본 대책이며, 이를 위해서는 하천과 호소 유역으로부터 발생되는 영양염류를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금강의 경우 유역에서 유입되는 생활하수, 인근 농경지나 축사에서 유출되는 퇴비, 가축분뇨 등 많은 오염원이 있는데, 특히 가축분뇨는 금강유역의 질소·인 배출량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심각한 오염원이다.

그동안 점 오염원인 생활하수에 대한 대책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하수보급률이 약 80%에 달하는 등 오염을 상당부분 감소했으나, 비점오염원인 가축분뇨에 대한 대책은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유역내의 비점오염원들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축사로부터 발생하는 가축분뇨는 저장 및 처리 시설을 설치하거나 자원화하여 하천유입을 방지해야 한다.

또한 유역의 농경지는 친환경농법과 더불어 적정량의 퇴비를 사용해 영양염류의 부하를 줄여야 한다. 아울러 유역에 있는 마을과 유입하천들에 대한 환경정비를 실시하여 하천유역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도록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유역내 오염원 저감 노력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며, 효과도 바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녹조저감을 위한 대책 등을 활발히 추진 중이나, 보다 나은 성과를 위해서는 관계기관 및 유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동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물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기관들 간에 유기적인 정보공유, 각계 전문가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녹조 저감대책에 대한 토의와 공감대 형성, 녹조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개발 및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일련의 정책과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시행한다면, 결국 하천으로 유입되는 영양염류의 부하량이 줄어들어 언젠가는 물속의 녹조를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쾌적한 환경 속에서 국민들이 아무 불편함 없이 물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날이 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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