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암 노인의 ‘빛나는 만학’

72세청주권희완씨, 고졸검정고시최고령합격

2008.05.13 21:45:38

“가난으로 학업을 계속하지 못한 것이 못내 한이 돼 지난 2005년부터 검정고시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13일 발표한 2008 제1회 고졸검정고시에 말기 후두암 판정을 받은 할아버지가 합격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충북도교육청 등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13일 동시발표한 2008년 제1회 고졸검정고시 시행결과 당당히 충북도내 최고령 합격한 권희완(72.청주시 용암동)씨.

권씨는 인터넷을 통해 평균 69.8점으로 합격했지만 가족들에겐 이 소식을 알리지 못했다.

건강을 해치면서 공부를 했던 사실이 가족들에게 알려질 경우 걱정을 끼칠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병마와 싸우면서 가족들에게 ‘도서관에 신문보러 간다’고 속이고 검정고시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도서관에서 복습하는 생활을 반복해왔다.

지난 2005년 8월 고입검정고시에 합격후 공부를 계속해오던 권씨는 ‘후두암 말기’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통보를 받았다.

수술대에 오른 권씨는 성공적인 수술과 부인 이효순(69)씨 등 가족들의 간병으로 건강을 회복해갔으나 공부를 계속한다는 것은 무리였으나 배우지 못한 한을 풀어보려는 권씨의 고집은 가족들이 막지 못했다.

권씨는 건강이 회복될 경우 방송통신대 영문학과에 진학하려는 꿈을 갖고 있다.

전북 장수에서 면장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퇴직한 권씨는 “가난때문에 포기했던 대학생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공부를 계속해왔다”며 “몸이 불편해 결정은 하지 못했으나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병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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