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만큼 좋은 우리 선생님”

아이들의 ‘짱’ 청주 운천초 이몽구 교사

2008.05.14 21:01:48


“아빠! 안녕하세요. 까르르…”

“우리반 30명 전체는 아빠가 두분이예요. 한분은 집에 계시고 다른 한분은 학교에 계십니다”

청주 운천초 2학년3반 어린이 30여명은 이른 아침 등교를 하면 선생님께 제일 먼저 하는 인사가 ‘아빠! 안녕하세요’다.

평범하면서도 어린이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보듬어 주고 달래주는 것이 어린이를 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몽구(56) 교사의 하루는 학교에서 어린이들의 생활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공부를 게을리하는 것도 아니다. 이 교사가 지도해온 학생들은 각종 경시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으로 입상하는 등 실력도 모든 교과목에서 아이들 말대로 ‘짱’이다.

이 교사는 “싸우고 다투지 않고 가족처럼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며 “교육의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보다 인성”이라고 말한다.

수년전 한 학생이 이 교사에게 고민을 상담하면서 ‘엄마와 아빠가 밤새도록 싸워서 한잠도 못잤어요’라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고 가정을 방문해 ‘이혼’까지 갔던 부모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화해를 시켜 지금은 화목하게 지내고 있을 정도로 사랑의 전도사 역할까지 하고 있다.

그는 “인성이 바르면 공부는 모두 잘하게 돼 있다”며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아이들은 튀게 돼 있다”고 자녀들을 너무 자극시키지 말도록 지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74년 충남 서산에서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이 교사는 제자들을 사랑으로 지도하면서 지금까지 제자들을 대상으로 회초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회초리가 없이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냐’는 질문에 그는 “아이들은 사랑으로 대하면 대화가 되고 감동을 하게 돼 있다”며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교육계에서 발생하는 자녀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자녀와 벗하면 해결된다”고 말한다. 자녀들의 인성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고 그는 말한다.

이 교사는 “농부들 중에는 악인(惡人)이 없듯이 자연과 벗하는 삶은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가장 좋은 교사”라고 말한다.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많은 교사들이 훌륭한 선생님으로 수상을 하고 있으나 이 교사에게는 ‘관심 밖’이다.

“스승은 제자를 가르치는 것이 할 일”이라며 “제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김병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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