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보다 잘하는 일을 하라

2014.07.02 16:00:09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정책분과 위원장

우리 모두의 고민이자 필자가 멘토링 활동이나 각종 특강을 통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해야 되나요? 아니면 잘하는 것을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다.

TV 등 각종 매체의 강연 프로그램 등을 보면 대부분의 명사분들이 좋아하는 것을 원없이 하라고 조언하는 것을 보아왔지만, 필자는 단호하게 상대적으로 잘한다고 생각되는 것을 하라고 권한다. 특히, 청년기까지는 좋아하거나 하고 싶은 것이 워낙 많기도 하고 또한 수시로 변하기도 한다. 오히려 상대적 강점이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노력하다보면 잘한다는 칭찬도 받게되고 칭찬이 쌓이다보면 결국 좋아지게 되기도 하며 자신만의 필살기가 되기도 한다. 즉 다소 추상적인 좋아하는 것보다는 좀 더 구체적 영역에 있는 상대적 강점있는 일을 할 때 현실에서 '솔루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시대의 많은 멘토들은 꿈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꿈만 보지 말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도 함께 냉철하게 분석하고 항상 현실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꿈을 추구하는 것은 미래에 투자를 한다는 의미와 동일하다. 주식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돈을 가지고 더 큰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꿈을 추구한다는 것은 자신의 현재를 담보로 자신이 원하는 최선의 인생을 위해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꿈을 자신이 그린 그림대로만 안정적으로 추구해 나가기에는 외부 상황이 너무도 급변하는 게 지금의 시대상황이다. 가능성만 믿고 '돌격 앞으로'를 외치기에는 그것이 줄 수 있는 미래의 타격이 너무도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유의할 것은 이는 꿈을 좆지 말라는 이야기도 아니고 희망을 꿈꾸지 말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다시 냉정하게 현재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과 상황을 면밀히 체크하면서 뭔가 계속해서 불안정한 상태에서 전혀 진전이 없거나, 주변 전문가들이 냉정하게 판단하여 절대 아니라고 조언하는 것이라면 하루 빨리 꿈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교통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통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가장 큰 손해로 다가오는 것은 바로 '시간'이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중장년층에서 1년이라는 시간은 크게 손해로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이제까지 쌓아온 네트워크와 성과가 갑자기 1년이라는 시간 만에 퇴색되지는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취업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사회초년병의 입장에서 1년이라는 시간은 엄청난 압박감으로 작용한다. 1년에 취업 시장에 몰려나오는 사람만 약55만명이다. 만약 내가 내 꿈과 가능성에 대해 교통정리를 하지못하고 '미스매칭'이라는 문제에 부딪혀 취업을 못하고 1년을 보냈을 때에는 또다시 55만명의 누적 경쟁자가 생긴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들 모두가 동일한 업종에서 나의 경쟁자가 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그 중에서 수만명은 내가 원하는 목표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이미 회사에 취직해서 일을 하면서도 '미스매칭'의 문제로 만족하지 못하고, 미처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른 꿈과 가능성을 찾아 재도전한다는 것 역시 위험한 일일 수 있다. 여기에서도 필요한 것이 바로 꿈과 희망에 대한 적절한 교통정리의 필요성이다.

하지만 교통정리의 상황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슬퍼할 필요는 없다. 이는 본질적으로 '다음'을 기약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손해나 좌절을 맛보기 위해 교통정리를 하는 것도 아니다. 충분히 준비한 상태에서 스타트 라인에 다시 서는 것, 즉 지금의 불안전한 상태를 다시금 안전한 상태로 회복하지 않는다면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 자체가 아예 불가능해 질수도 있기 때문에 교통정리를 하는 것이다.

인생은 이익과 손해가 파도처럼 넘실대고 기회와 좌절이 무수하게 다가오는 살아있는 무대이다. 잠시 꿈과 희망을 내려놓고 충분한 준비가 될 때까지 과감하게 현실을 다시 보는 것은 다가올 제대로된 기회를 붙잡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기도 하다. 꿈의 현실화를 위해 내가 상대적으로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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