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나랏돈이 눈먼 돈'돼선 안 돼

2014.07.07 17:11:52

'나랏돈은 눈먼 돈'이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국가보조금 편취 범죄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범죄 배경에는 허술한 감시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강력한 제재 방안이 필요하다.

대검찰청과 경찰청이 지난해 6월부터 3개월간 보건·복지, 고용, 농업, 연구·개발, 문화·체육·관광, 교통 등 전 분야에 걸쳐 국가보조금 지급 실태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적발한 부정 수급자만 3천349명에 달한다. 빼돌린 보조금도 1천700억 원에 이른다. 물론 충북에서도 적발됐다.

국가보조금 심사와 지급, 감사는 일선 지방자치단체가 위임받아 수행한다. 서류상 신청 자격에 별 문제가 없으면, 곧바로 접수·처리된다. 그만큼 심사 절차와 감사 절차에 빈틈이 많다. 정산 감사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들통 나지 않고 넘어가곤 한다. 공사비를 부풀리거나 인건비를 조작해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제도적 개선과 함께 처벌 규정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우선 신청 기준과 심사 절차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 정산 과정에도 전문가들이 참여해 조목조목 짚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불법으로 가로 챈 국가보조금에 대한 환수 절차 역시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보조금이 실질적 목적과 취지에 맞게 쓰이는 풍토를 만들 수 있다.

제도 시행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보조금 부정수급 사건이 터질 때마다 관리체계를 손본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갈수록 지능화되는 수법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보조금 자체에 대한 대수술 없이는 도덕적 해이를 막을 길도 없다.

국가보조금은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다.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특정 목적의 기관·단체 등의 시설 및 운영자금 일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공금이다. 그런데 자꾸 새나가고 있다. 가뜩이나 효율적으로 써도 모자랄 판에 엉뚱하게 개인의 호주머니를 채우는 돈으로 전락하고 있다.

국가보조금 지원 명목은 수 백 가지다. 사업별로 지원 요건도 다 다르다. 따라서 무엇보다 세밀한 사전ㆍ사후 관리가 필수조건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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