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학생들의 ‘스승의 은혜’

옥천 노인복지관 한글선생 민병년씨에 감사편지 줄이어

2008.05.15 17:25:02

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한글을 배우는 노인들이 스승의날을 기념해 케이크를 옥천노인복지관 관계자 들과 썰고 있다.

까막눈에서 스스로 편지까지 쓸 수 있게 된 어르신들이 자신보다 나이어린 스승에게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해 주위에 감동을 주고 있다.

15일 오전 10시부터 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차금례(66?여)씨는 한글을 가르치는 선생님(민병년·62)에게 감사의 편지를 써 전달했다.

산골 오지마을에서 뒤늦게 한글바람이 들어 시골버스 타고 먼 길 마다 않고 오는 어르신들!

어렸을 땐 집이 어려워서 커서는 돈 벌고 자식 키우느라 겨를이 없었던 어르신들이 노안이 되서야 한글과 사랑에 빠졌다.

일주일에 두 번, 하루에 2시간씩 교단에 섰던 퇴직 교사 5명의 한글지도교사들이 5개반 15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가나다라'부터 시작해 '일기쓰기', '편지쓰기' 등을 가르친다.

2~3년 정도가 걸려 겨우 한글의 자음, 모음을 알 수 있는 첫걸음마를 뗄수 있어 힘든 점도 많지만, 하얀 백지에서 아름다운 수묵화를 얻어 내듯이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또한 이들 교사는 연세가 모두 많은 어르신들을 친부모, 친형제처럼 보살피고, 수업이 끝나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도와주고 상담도 서슴없이 해줘 어르신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이 복지관에서 한글을 배우는 제일 연장자인 염명림(88·여) 어르신은 "아직 2년밖에 배운지가 안 됐지만 선생님들이 너무 잘 가르쳐 준다"며 "더 열심히 배워서 군대간 증손자에기 위문편지라도 써야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는 벌써 5년째 5월 15일 스승의 날에 늦깎이 학생들이 스승에게 떡과 꽃을 선물하고 있다.


/ 옥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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