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 당하는 나무들

2008.05.21 21:28:37

약수터 가는 길은 마냥 즐겁다.

길이 시골길 같고 산과 들에는 푸른 나무와 야생화들을 만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수많은 매미들이 울어대는 길가의 수십 년 넘게 자란 포플러 나무도 푸름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언제인가 길옆 포플러 나무 밑 부분에 두어 뼘 정도의 껍질을 둥그렇게 베껴 내고 그곳에 제초제 약을 주사한 모양이다.

두꺼운 껍질이 벗겨져 하얀 나무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주변에 남의 땅에 밭작물을 경작하는 사람들이 그늘이 진다해서 나무를 고사 시켜 베어 버리려 하는 심보로 그런 행동을 하는 모양이다.

또 보리밭 옆에 수십 년 된 미루나무와 고추밭 옆에 있는 오래된 벚나무에도 독한 제초제를 뿌렸는지 나무가 말라 죽어 있으며 살아 있는 것도 나무 밑기둥이 검게 물들어 가고 있다.

키 큰 나무로 인해 햇빛을 못 받고 그늘이 지면 가지치기를 하든지 곡식을 덜 심으면 될 터인데 우선 욕심과 자기 이기주의로 귀한 나무들을 고사 시키고 있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몇 년 전 논 옆에 있는 키 큰 뽕나무와 밭 옆 소나무들을 도벌을 하였기에 관할 시청에 신고하였더니 "나무 그늘로 농작물에 피해가 있어 그런 모양이다. 가지치기 정도는 무방하다"

는 통보를 받은 적이 있다.

현장을 답사하고 확인 하거나 어떤 행정적인 조치도 한 적이 없다.

오랜 공직경험과 인생 연륜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건의하고 시정을 요구해도 법이 어떻고 규정이 어떻고 하면서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공직자들의 사명감 부족과 공권력을 제대로 발휘 하지 못함을 퍽 안타깝게 생각한다.

무단으로 나무를 도벌하거나 멀쩡한 수십 년 된 나무에 제초제를 살포하고 제초제 주사약을 나무에 투입하는 등 못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적발해 원상복구를 시키고 산림법에 의거 의법 처리해야 할 것이며 정부는 산림보호 차원의 세심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연성 제천시(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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