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사교육비조사에 적극적인 협조를

2014.09.28 15:58:25

서찬일

충청지방통계청장

나의 유년시절을 추억해 보면 학교가 끝나기가 무섭게 책가방을 집안의 어느 곳엔가 던져놓고 놀러나가기가 일쑤였다. 동구 밖에는 많은 또래 아이들이 뒤엉켜서 여러 가지 놀이를 하고 있고 나는 헐떡이면서 그곳으로 향하곤 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대기하고 있는 학원 차량에 몸을 싣고 학원순례를 하는 모습을 보면 가엽게 여겨진다. 조각만한 여유도 없이 빽빽한 스케줄에 따르는 방과 후 학원 순례는 부모의 기대치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으로 작용해 정신적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한 방학이 되면 부모와 학원에서는 방학을 핑계로 공부를 더 시키고 숙제의 양이 늘어 나는게 현실이다. 일찍부터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학습 정도는 해마다 높아지지만 학교 수업을 잘 듣지 않고 산만한 경우가 많아 때로는 수업 진행의 방해가 되기도 한다. 사교육에 길들여진 탓인지 아이들은 정작 학교에 와서는 모든 의욕을 상실한 채 영혼 없는 좀비처럼 수업시간을 보낸다.

학원순례에 지쳐가는 것은 아이들 뿐만 아니다.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사교육비의 비중은 꺽일 줄 모르고, 아이들의 학원비를 감당하느라 부모들은 허리띠를 졸이고, 부업 및 외벌이에서 맞벌이로 전향하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다. 가계의 교육비 부담은 전체 소비 지출의 11.7%(2012년)에 이를 정도로 높고, '2009 OECD 교육지표 발표'에 따르면 OECD 34개 국가 중 GDP(국내총생산) 대비 사교육비가 3.1%로 부동의 1위였다. 2%가 넘는 국가가 칠레, 미국 두 국가이고 나머지 국가들은 0~1%에 머물고 있는데 이에 비하면 우리의 사교육비는 상당한 수치이다. 일각에서는 사교육비를 잡지 않고서는 우리나라도 내수침체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사교육 열풍은 아이, 부모, 가정 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통계청은 교육부와 공동으로 '2014년 사교육비조사'를 실시한다. 올해 실시하는 사교육비조사는 2007년 처음으로 시작한 이후 8번째 조사로, 사교육비 실태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공신력 있는 통계를 정기적으로 작성·제공해 사교육비 경감대책·공교육 내실화 등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자료 제공하기 위해 매년 2회 실시하고 있다.

2014년도 2차 조사 기간은 9월24일부터 10월15일까지로, 충청지역(대전·세종·충북·충남) 208학교, 273학급, 학부모 약 7천9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조사대상 기간이 7~9월로 방학기간을 포함해 방과후학교, 일반교과 관련·예체능관련 사교육비 등을 유형(과외, 학원, 학습지등)에 따라 조사한다.

2차 사교육비 조사는 첨단 IT기술을 활용, 사회 환경변화 반영과 응답자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넷조사(http://epedu.survey.go.kr)를 전면 실시하고, 인터넷 이용이 불가능한 응답자를 대상으로는 종이조사표를 활용하고 있다.

응답한 내용은 통계법 제33조에 의해 엄격히 보호된다. 정확한 통계는 정확한 응답에서 비롯되니 적극적이고 성실히 응답해 줄 것을 간곡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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