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예방에 모두 적극 나서야

2014.09.29 19:37:58

윤나라

괴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순경

대한민국 경찰의 꿈을 키우며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한 지 5주가 지났다. 설레는 마음으로 물 맑고 공기 좋은 청정지역인 괴산경찰서에 발령받아 처음엔 얼떨떨하고 당황되기도 했지만 괴산군과 증평군에서 일어나는 가정폭력 사건에 대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고 피해자를 지원 또는 상담해주는 괴산경찰서의 가정폭력 담당자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됐다.

가정폭력으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 받은 사람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그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치유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늘 하루의 업무를 시작한다.

매일 아침이면 출근과 동시에 전날 밤새 혼돈과 고통의 시간으로 피해자들의 아픔이 그대로 담겨져 있는 112사건처리표를 제일 먼저 확인한다. 112사건처리표에는 생생한 전날의 상처들이 기록으로 남아 있고 특히 가정폭력 사건이 없는 날에는 모든 가정이 평온하였을 것이라는 스스로의 위안을 받는다. 하지만 한 건이라도 발생한 날에는 어찌할 줄 모르는 걱정이 앞서게 된다.

피해자들의 마음을 일일이 다 헤아리고 알지는 못하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최대한 진심이 담긴 자세로 상담을 통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문제의 본질 및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 경찰에서는 가정폭력이 발생하여 현장 출동을 하게 되면 먼저 피해자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폭력행위의 제지, 피해자와 분리, 응급조치(즉시조치), 가정폭력 피해자 권리고지 확인서를 작성하여 처리하고 있다.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가정폭력의 재발의 우려가 있고 긴급을 요하는 경우, 피해자 신청 또는 사법경찰관 직권으로 결정하여 긴급임시조치결정서를 작성하여 검사에게 임시조치를 신청하고 검사는 임시조치를 청구(48시간 이내)하여 판사 결정으로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할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를 상담하던 중 본인이 피해를 당하고도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지 모르거나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대다수 피해자들은 모르고 있었다. 피해자들에게 의료기관이나 상담실로 안내 하였으나, 그들은 법적인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원치 않았고 처벌 또한 원치 않아 거부하는 경우가 다번사다.

그러나 임시조치에 준하는 보호명령을 받고 싶어하면 법원으로 안내 직접 피해자가 신청하는 피해자 보호명령을 안내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 피해자들은 처벌을 원치 않으며 피해자 본인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자체도 모르고 있는 것이 우리사회의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정폭력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

가정폭력이 범죄가 된다는 생각은 사회 일부만 인식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가정폭력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는 사람이 1/4,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그의 1/2이다. 가정폭력은 가족구성원들을 해체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상처로 자라나게 된다.

사실 나 조차도 경찰 입문 전에 이러한 절차나 지원이 있다는 점을 몰랐다. 그런데 직접 가정폭력을 담당하다 보니 피해자를 현장에서 지원해주고, 사후에 모니터링도 해가며 피해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지금에서야 알게 됐다.

앞으로도 피해자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계속 보태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게 됐다.

아직은 업무적으로 많이 부족하지만 젊은 패기와 의욕으로 가정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거나 고통 받고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해 마음을 다해 한 걸음 더 노력하겠다고 굳게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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