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학 혁신 통해 거듭나야

2014.09.29 13:51:59

충북도립대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충북도립대의 마이크로 그리드(Micro grid) 기술인력 양성 기초트랙 사업이 시행 기관으로부터 불신임을 받아 결국 전면 취소됐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의 2014년 에너지 인력 양성사업에 이 대학 A 교수가 연구책임을 맡은 마이크로 그리드 기술인력 양성 기초트랙 사업이 선정됐다. 사업 선정에 따라 4년 동안 정부 지원금 8억원을 지원받기로 돼 있었다고 한다. 이 사업은 기존의 광역적 전력시스템으로부터 독립된 분산전원을 중심으로 한 국소적인 전력공급 시스템이다.

이 기술인력 양성 트랙에 의해 배출되는 인력은 현재 정부가 주도하는 전력망 지능화를 위한 국내외 사업의 기초인력으로 활동할 수 있다.

한데 지난 7월 사업을 도와야 할 대학 측이 오히려 시행기관인 에너지기술평가원에 '사업에 참여하는 연구인력 3명이 이 대학 산학협력단 소속인 것처럼 허위로 기재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제 식구 죽이기 논란을 야기 시켰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 맞다. 대학측은 모든 문서의 내용이나 대학운영에 투명성을 가지겠다는 의지일 뿐 사업을 방해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문제는 학교발전을 위해 전념해야 할 대학 측의 사업 방해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견해가 학내 구성원들로부터 제기돼 왔다는 점이다.

사업을 추진했던 A교수가 지난 2월 대학 측의 교원업적평가 문제로 행정심판을 청구했던 전력 때문에 학교측으로 부터 미운털이 박혀있는 인물이었다는 후문이 이를 뒷받침한다.

도립대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올 상반기에 시도된 교원 성과평가가 불을 지폈다. 연구보조금 차등지급에 필요한 교수평가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연구실적을 없앴다. 대신 총장 등이 정성적 평가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 일각에선 총장이 줄 세우기 의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교수들은 충북도와 법원에 각각 행정심판과 행정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키로 하는 등 파문은 확산됐다.

교수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함승덕 총장은 지난 4월 한 달 동안 학과장 및 보직자회의를 전면 중단하는 해괴한 결정을 내렸다.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이 회의는 다음 달 첫째 주가 법정공휴일이어서 사실상 5주 동안 열리지 않게 된다. 회의를 열어봤자 좋은 소리가 나올 것 같지 않으니까 아예 빗장을 걸어 잠근 것이다.

논란 야기는 곧 대학 내 구성원들 간의 내홍을 의미한다. 조직문화가 혼돈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학 경쟁력 약화를 자초하는 한심스런 행태다.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이어질 것이 불 보 듯 뻔하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우를 더 이상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충북도립대는 도민의 것이지 함 총장을 비롯한 구성원들의 개인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은 자율성과 다양성이 핵심 가치로 존중돼야 한다. 소통과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는 대학혁신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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