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상호 노력이 황혼이혼 막는다

2014.09.30 13:31:53

결혼 시즌이다. 주말이면 예식장마다 만원이다.

결혼식 주례사에 등장하는 문구의 변화도 파격적이다. 물론 아직도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죽음이 서로를 갈라놓을 때까지 아끼고 사랑하라"라는 가장 많다. 그런데 최근에는 "도저히 함께 살 수 없을 정도로 부부관계가 악화되거나, 결혼생활을 지속하는 것 자체가 불행이라고 판단되면 과감히 이혼하라"고 하는 폭탄 주례사도 있다.

결혼식 주례사론 적절치 않아 보인다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다. 서로 사랑하는 두 남녀가 부부로서 막 첫걸음을 내디디는 결혼식장에서 이혼이라는 말을 입에 담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이혼이 보편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이혼율은 미국, 스웨덴에 이어 3위다. 이혼 형태도 다양하다. 신혼여행 도중에 대판 싸운 뒤 돌아와서 곧바로 헤어지는 '허니문 이혼'이 대표적이다.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 때마다 차곡차곡 쌓였던 부부 갈등이 어느 명절날을 맞아 폭발한 뒤 곧바로 이혼으로 이어지는 '명절 이혼'은 이제 새삼스럽지 않다.

부부가 경제적 파산을 당했을 때 부채를 모면하기 위해 감행하는 '생계형 위장 이혼'은 외환위기 당시 비일비재했다.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킨 뒤 주로 아내가 남편을 상대로 감행하는 '황혼 이혼'도 늘고 있다.

충북에서도 이제 황혼이혼이 낯설지 않다. 매년 증가해 10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충청지방통계청의 '충청지역 2014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충북지역의 고령인구 비율은 14.9%로 전국 순위 6위다. 이중 지난해 고령자 이혼이 10년 전인 2003년 보다 남편은 3배, 아내는 4.6배가 늘었다.

황혼이혼의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 중 여필종부에 대한 아내의 불만, 잠자리에 대한 남편의 불만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충분한 대화만 있다면 다 극복이 가능한 문제다. 다만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이 노년의 부부를 황혼이혼의 벼랑으로 몰고 가고 있다.

인생의 황혼기에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있는 게 좋다. 그동안 수고 많았노라고 다독이는 삶을 사는 게 행복한 삶이다. 노년에도 서로 노력해야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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