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개방형 커피로스팅공장 '리트리빈'

다양한 종류의 원두 진열돼 커피 박물관 연상
도시서 지불하는 커피 값으로 다양한 커피 마실 수 있어

2014.12.11 19:04:08

고급스런 잔에 담긴 리트리빈 커피.

비 내리는 풍경을 보며 마시는 커피는 남다르다. 누군가 그랬다.

'커피는 분위기를 마시는 문화행위다.'

청주에서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 가는 길에 '리트리빈'이라는 작은 팻말이 길 안내를 한다.

구불구불한 들길과 산길을 지나다보면 문득 마주치는 검은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리트리빈 커피공장이다. 가을걷이가 끝난 황량한 들판과 세련된 건축물이 서로 어울려 묘한 운치를 발한다.

비를 흠뻑 맞아 선명한 낯빛의 리트리빈 건물은 해맑은 얼굴의 청년 같기도 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로스팅을 마친 매장은 커피의 풍미가 그대로 배어있어 풍경조차도 맛있어 보인다.

다양한 종류의 원두가 진열돼 있어 커피박물관을 연상시킨다.

다양한 종류의 원두가 진열되어 있어 커피 박물관을 연상시킨다.

스탠드바 형식의 조금 높은 테이블에 다리가 긴 의자에 올라앉으니 비 오는 창밖 풍경이 더 또렷이 내다보인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입니다. 어떨지 모르겠어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은 하와이안 코나, 예멘 모카 마타리와 함께 세계 3대 최상품의 커피다.

직접 드립한 커피를 대접하는 그의 미소에는 설렘이 가득 담겨 있었다.

자신이 직접 선별해 수입하고 로스팅한 커피를 고객이 어떤 평가를 내릴까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처럼 빤히 바라보았다.

그윽한 향기를 머금은 짙은 커피를 입안에 흘려 넣자, 블루마운틴 특유의 부드러운 신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뤄 산뜻함이 더해졌다.

◇행복한 커피를 만들고 싶은 리트리빈

리트리빈 외부전경.

건물 안에 건물이 있다.

높은 천장의 넓은 공간에 커피 생두가 쌓여 있고 또 다른 건물 같은 유리로 만든 방에는 각종 크기의 로스팅기계가 배치되어 있었다.

흰 가운을 입은 직원들은 커핑에 몰두해 있다. 그리 강하지 않게 로스팅이 끝난 원두를 디지털 저울로 정확히 무게를 잰다.

새하얀 컵핑용 자기 컵에 담은 후 매우 조밀하게 그라인딩 한다.

팔팔 끓여 한소끔 식힌 물을 천천히 컵에 붓는다. 코를 가까이 가져가 향을 맡은 후 곧바로 기록한다.

다시 컵에 가득 물을 부은 후 가루가 완전히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테스팅용 스푼 두 개를 이용해 떠오른 거품을 걷어내고는 서너 차례 맛을 본다.

그렇게 고객의 기호에 맞는 커피를 찾아, 그날 볶은 신선한 커피를 배송한다는 것이다.

커피콩을 고르는 김선일 대표.

"커피의 생명은 신선도입니다. '리트리빈'의 커피는 그것을 지키려고 빠른 배송시스템을 구축했어요. 고객이 요구하는 어떤 종류의 커피라도 최대한 만족시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죠. '리트리빈'이라는 행복한 커피를 만들 겁니다."

로스팅 기계 옆쪽으로는 내방객을 위한 커피숍이 자리했다.

굳이 매장을 꾸미지 않아도 커피가 갖고 있는 향기와 커피보관함, 커피용품들이 진열되어 있으니 그대로 인테리어가 됐다.

커피숍 내부는 창이 넓어 바깥 풍경을 그대로 담아낼 듯 시원하다.

커피가 지니고 있는 기운일까. 비가 내려 습한 기운에도 커피향기가 녹아들었는지, 작은 움직임에도 '풀풀' 기분 좋은 향들이 코로 밀려든다.

쪼그리고 앉아, 커피 통을 살펴보니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화오이언코나, 예멘모카마타리, 탄자니아, 에디오피아예가체프, 아시다모G2, 르완다버본AA, 파나마산타클라라, 도미니카콘스탄자, 콜롬비아수프리모, 브라질산토스…등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보기만 해도 그 나라의 햇볕과 바람 속에 있는 듯 잠시 여행지에 온 것처럼 행복하다.

◇충북의 테라로사를 꿈꿔

전원 속 개방형 커피로스팅공장 '리트리빈'에 가면 도시에서 마실 커피 한 잔의 가격으로 바리스타가 갓 볶은 원두를 갈아 만든 커피를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다.

수많은 커피를 눈으로 확인하고 자기가 직접 고르거나 바리스타의 추천을 받아 결정하면 된다.

리트리빈 내 커피시음장.

이렇게 맛을 보고 마음에 든 커피가 있다면 구입할 수도 있다. 원두가격도 저렴한 편이니 일석이조다.

이곳에서 직접 만들어 신선한, 커피와 어울리는 빵과 케이크를 즐길 수도 있다.

커피 트렌드도 변한다.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일반적인 커피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원두를 주문해 커피를 즐기고자 하는 커피마니아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리트리빈에서는 최고급 커피 중 특출난 맛을 자랑하는 스페셜티 커피를 중심으로 각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리트리빈 회원이 되면, 할인된 가격으로 편리하게 원두커피를 배송 받을 수 있다.

김 대표의 커피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그가 꿈꾸는 커피세상은 무엇일까.

"'리트리빈'은 곧 '행복한 커피'라는 등식을 정착시키고 싶습니다. 커피가 행복하다는 의미는 바로 그 안에 '믿음'이 포함되어야 하겠죠. 이제 시작입니다. 충북의 테라로사를 만들고 싶어요. 이곳이 새로운 커피문화의 발원지로, 누구나 커피문화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명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개방형 커피로스팅공장 '리트리빈' / 070-7609-1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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