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한의원 '우후죽순' …경영난 가중

신규 한의사 대다수 개업…3년간 364곳 증가
'한약 대신 건강기능식품' 인식 변화에 이중고

2015.03.25 19:31:37

"한의원이요? 포화 상태죠. 환자들이 예전만큼 잘 찾지도 않고요."

25일 청주시 흥덕구의 한 한의원.

환자들로 북적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로비는 한산했다.

9년 전 이곳에서 개업한 한의사 A씨는 해마다 늘어나는 신규 한의원과 경쟁 때문에 고민이 늘어가고 있다.

서울처럼 한 건물에 2~3개의 한의원이 들어설 날도 머지않을 듯 싶다.

왜 그럴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도내 한의원 수는 지난 2011년 336개소, 2012년 350개소, 2013년 364개소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의사도 448명, 502명, 541명으로 매해 늘어나고 있다.

지역 한의사들은 한의원이 늘어나는 이유를 신규 한의사 대부분이 개업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국적으로 매년 800~900여명의 신규 한의사가 배출되지만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한방병원 등 대규모 한의원이 경영난을 이유로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10년차 경력의 한의사 A씨는 "신규 한의사들이 부원장으로 한의원에 취직을 하려고 하지만 이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결국 갈 곳 없는 신규 한의사들은 개업밖에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상유지는 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신규 한의원이 늘어나다 보면 수도권처럼 과열경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15년째 한의원을 운영 중인 B씨는 신규 한의원 증가에 더해 한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변화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때마다 젊은이들이 보약을 챙겨 먹던 모습은 이제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약이 간에 좋지 않다는 생각과 한약재에 각종 중금속, 농약물 잔류 문제가 발생하면서 젊은이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현상을 가장 걱정했다.

최근엔 한약 대신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젊은이들이 눈을 돌리면서 한의원을 찾는 환자가 50%까지 줄었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충북한의사회는 우선 한약에 대한 잘못된 인식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봉 충북한의사회 수석부회장은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한약재의 경우 중금속, 농약 잔류물 검사 등 식약처에서 검증받은 제품만 사용한다"며 "시민들이 시중에 판매되는 식품과 약품인 한의원 한약재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어 홍보를 통해 인식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 김동수기자 kimds03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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