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안전지킴이 - 이희철 청주서부소방서 구조대원

자동차 정비사로 일하다 생명 구하고 싶어 소방관 도전
"아이들이 자랑스러워 할때 가자우 뿌듯"

2015.04.02 15:19:09

"가족들이 있었기에 소방관이 될 수 있었죠."

기계를 좋아하던 20대 청년.

청주에서 자동차 정비사로 일하던 그는 새로운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사고현장에서 생명의 불씨가 꺼져가는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는 마음,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소방관에 도전했다.

올해 13년째 소방관의 길을 걷고 있는 이희철(42) 소방장이다.

이희철 구조대원

청주서부소방서

ⓒ김동수 기자
"소방관을 준비하는 동안 뒷바라지를 해준 부인에게 정말 고마워요. 아이까지 있었는데 정말 고생했죠."

지난 2002년 1월7일 구조대원 특채로 임관한 이 소방장은 청주서부소방서 개소 멤버기도 하다.

"지난달 31일 밤 9시께 퇴근해 집으로 갔는데 갑자기 아파트 안내 방송이 울리더군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 할머니 한 분이 쓰러져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안내 방송을 들은 이 소방장은 곧바로 엘리베이터 앞으로 달려가 응급처치를 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세 딸은 연신 '아빠가 최고'라는 반응을 보이며 소방관인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했다.

"아이들이 아버지의 직업을 자랑스러워 할 때면 정말 뿌듯해요.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나 환자를 구하는 구조대원이기 때문에 사고 현장의 처참한 광경을 목격하거나 안타까운 상황도 비일비재하다.

이 소방장은 자신이 경험했던 사고현장 중 유독 환경관리사업소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가 생각난다고 말한다.

지난 2008년 새벽 30대 여성이 출근길에 차를 몰던 중 도로를 벗어나 둑에 있던 환기구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급히 현장으로 출동한 이 소방장과 동료들은 파손된 차량에서 여성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순간 맞은편 도로에서 차량 한 대가 멈춰 섰다.

차량에서 내린 30대 남성은 사고차량 번호를 확인한 뒤 말을 잃었다.

사고 차량에 타고 있던 여성의 남편이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안타까운 사고였죠. 퇴근길에 집으로 가다 아내의 사고 현장을 목격하다니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그는 수많은 교통사고에서 환자를 구조했지만 그만큼 아픈 기억도 많았다.

파손된 차량에 몸이 끼고 출혈이 심해 점점 의식을 잃어가는 환자들을 볼 때면 안타까움을 말로 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구조했으면 환자가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사고 현장에서 환자가 머리를 떨구거나 눈이 감기기 시작하면 마음이 급해지죠. 그럴때면 '조금만 더, 좀 더 빨리'를 마음속으로 기원합니다. 촛불이 바람에 꺼지려 하듯 의식을 잃어가는 환자들을 볼 때면 일분일초가 급하거든요."

이 소방장은 자신은 물론 모든 구조대원들이 같은 마음이라고 말한다.

사고현장에서 외상후스트레스를 겪는 소방관도 많다고 동료들을 염려하기도 했다.

"동료나 후배들이 자신마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현장활동을 할 때 '너와 나는 하나'라는 생각으로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해요. 이런 생각을 해야지 동료끼리 의지할 수 있어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거든요."

/ 김동수기자 kimds03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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