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사람들 - 변재관 상당署 생활범죄수사팀 경위

3형제 경찰관 중 막내, 피의자 검거보다 피해자를 생각하는 경찰관

2015.04.16 14:15:33

[충북일보] "형님들의 모습을 보고 경찰관의 길을 가기로 했죠."

초등학교 시절의 한 소년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있었다.

16살 터울, 경찰 제복을 입고 있던 늠름한 형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꿈을 키웠다.

소년은 누군가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 수 있는 직업,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을 갖고 싶었다.

지난 1993년 7월 순경 공채로 경찰의 길을 걷기 시작한 변재관(44) 청주상당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 경위다.

변재관(44) 청주상당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 경위가 경찰차 앞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변 경위는 6남매 중 막내로 3형제가 모두 전·현직 경찰이다.

큰 형인 변재갑(60) 경위는 지난해 청주청원경찰서 민원실장으로 근무한 뒤 퇴직했고 작은 형인 변재풍(56) 경위는 괴산지구대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3형제 모두 경찰이다 보니 명절에도 서로 얼굴 보기가 힘들다.

대부분 경찰이 교대 근무를 하고 명절 동안 쉬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경찰학교에서 교육받을 무렵 명절을 맞아 삼형제가 한자리에 모였죠. 큰 형님이 별로 반기지 않더라고요. 막내까지 경찰이 돼 형제가 함께 모여 얼굴 보기 힘들어지니까요."

그러나 변 경위는 경찰을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일 오후 7시30분께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의 한 호프집.

차량털이범을 검거하기 위해 동료 형사와 탐문수사를 벌이던 그는 정보원을 만나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순간 가게 안에서 한 남성이 칼을 든 채 도와 달라고 소리쳤다.

직감적으로 큰일이 발생했다고 생각이 든 변 경위는 호프집에서 황급히 빠져나오는 50대 남성을 덮쳤다.

"호프집 안을 보니 50대 여성이 배를 부여잡고 쓰러져 있더군요. 때마침 안에 있던 손님이 피의자의 흉기를 빼앗아 도움을 청했던 거에요."

박 경위와 동료 형사는 피의자를 제압한 뒤 곧바로 의식이 없는 피해자를 살폈다.

출혈이 심해 자칫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상황.

"범인 검거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를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바로 119에 신고를 했죠."

천안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피해자는 사건 당시만 해도 생명이 위독했다.

그러나 며칠 뒤 담당의사도 놀랍다는 듯이 의식을 회복하고 간단한 대화도 할 수 있었다.

지난 7일 병원에 입원한 피해자를 찾은 변 경위는 어느 때보다 경찰로서 뿌듯함을 느꼈다.

"피해자가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의사도 가망이 없다고 했는데 이렇게 기적적으로 살아나니 제가 오히려 더 고맙죠."

자신의 직업에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형사라는 직업은 녹록치 않다.

형사로서 불규칙한 생활과 끝이 안 보이는 잠복수사를 벌여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청주 일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빈집털이범을 검거했을 때의 일이다.

청주와 대전, 천안 등을 돌며 시가 2억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40대 남성을 잡기 위해 변 경위는 3명의 팀원과 몇 달 동안 잠복수사를 벌였다.

주로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범행을 벌이는 이 남성을 잡기 위해 변 경위는 한겨울에도 차량 안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다.

"형사로서 교대 근무와 잠복 수사 등 어려운 점이 많죠. 그래도 범인을 검거해 시민들이 발 뻗고 잘 수 있다면 이런 고생은 참을만해요. 앞으로 팀원들과 서로 협력하며 경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는 게 제 바람이에요"

/ 김동수기자 kimds03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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