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Y가 남긴 따뜻한 문자 메시지
지난 20일 저녁, 영업 준비를 마치고 손님을 기다리던 참치집 주인 K씨는 텅 빈 매장을 무거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핸드폰에 문자 한 통이 배달됐다. 눈에 익은 건물주의 전화번호였다. K씨의 시선은 절로 달력을 향했다. 집세를 납부해야 할 말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벌써 말일인가?'
무거운 기분으로 집 주인의 문자를 읽던 K씨는 일순 한 줄기 훈풍(薰風)이 밀려와 어두운 마음을 걷어가는 것을 느꼈다.
<요즘 메르스 여파로 장사가 안 되어 힘드시죠. 사장님의 고통을 분담하겠습니다. 6월 한 달 월세는 반만(1/2) 주십시오. 사실 저도 어려워서 힘들게 결정했습니다. 호의를 받아주시고 열심히 사업하셔서 좋은 결과 보시기 바랍니다. 건물주 Y 드림>
참치집 주인 K씨는 "요즘 같이 각박한 세상에 건물주가 자발적으로 주변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집세를 깎아주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물질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그 분의 마음이 너무 고마워 삶의 용기와 위안을 받는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건물주 Y씨는 자신의 건물에서 세든 7곳에 똑같은 문자를 발송했다.
메르스로 인해 고통 받는 세입자들에게 그가 보낸 문자 한 통은 못된 메르스가 남기고 간 선물이었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