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70주년을 앞둔 11일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 배티여성친화공원에서 열린 여성인권수호 기원상 제막식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충북 유일 생존자)할머니가 동상에 헌화를 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충북일보] "16살에 위안부로 끌려가 그 지옥 같은 고생을 어떻게 다 설명하겠나. 일본군은 전쟁에 지고 돌아갈 때도 여자들을 무더기로 죽였어요."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충북에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이옥선(88·보은군 내속리면) 할머니가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 할머니는 11일 충북여성단체협의회가 청주 배티공원에 세운 '여성인권수호 기원상' 제막식에 참석해 시민들과 만남시간을 가졌다.
이 할머니는 1945년 8월 해방이 됐어도 '위안부 출신'이라고 손가락질 받을 것이 두려워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이 할머니는 15살부터 울산에서 식모 노릇을 했다.
당시 집 주인의 심부름을 갔다가 일본 사람에게 납치돼 위안부로 끌려가게 됐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의 공식 사죄와 배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리가 죽기 전에 억울함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일본이 저지른 참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먼저 세상을 떠난 피해자 할머니들도 이 자리에 함께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충북여협 관계자는 "위안부 할머니의 명예회복과 여성인권 문제를 알리고자 '여성인권수호 기원상' 건립을 추진해 왔다"며 "이런 의미를 더하고자 이 할머니를 초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녀상은 가로 40㎝ 세로 75㎝의 크기로 제작됐으며 앞면에 "잔악한 일본군의 여성 인권유린의 역사적 사실을 세계 만방에 알리고 사과와 배상을 촉구한다"는 글귀가 새겨졌다.
/ 김수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