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인 '환경교사'

2015.09.15 15:48:14

박연수

충북도청풍명월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

'우리는 멸종위기종입니다. 우리를 구해주세요.' 대한민국 환경교사들의 외침소리가 하늘에 메아리친다. 지구 환경위기와 더불어 환경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6차 교육과정(1992~1997년)부터 체계적이고 통합적 환경교육을 위해 환경을 선택 과목으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치열한 입시 중심의 교육과정에 따라 2009년부터 신규교사 선발이 중단됐다. 2008년 전국에 2,883명이던 환경교사는 현재 293명에 불과하다. 그중 환경교육을 학부나 대학원에서 전공한 교사들은 27명이다. 충북 또한 6명 환경교사들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8월 6일 2015교육과정을 행정 예고하면서 기존에 지속적으로 포함된 '환경교육'을 제외했다. 이는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위기에 직면한 지구공동체의 숙제를 포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학계·교육계·시민사회단체는 9월 4일 교원대에 모여 이번 교육과정의 부당성과 환경교육의 지속성을 촉구 했다. 그들은 환경교육의 제외와 더불어 어디에서도 인간이외의 생명·생태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 시대에 요구되는 바람직한 교육은 인간과 인간사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과 환경간의 배려와 상호의존적 관계를 온전히 회복하는 생태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통찰과 철학을 담아야 한다.'고 발표하였다.

지구는 화석연료 등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점점 뜨거워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지구촌은 위험을 경고 받고 있다. 엘 고어 전 미국부통령은 임기를 마치고 기후프로젝트라는 NGO 센터를 만들어 지구온난화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불편한 진실'이란 책을 쓰고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8일 주교들에게 보내는 회칙에 '극단적인 기후변화를 막고 우리의 안식처인 지구를 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페루 라마에서 열린 2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전 지구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을 시간이 점차 소진돼 가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북극 외교장관회의에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기회는 얼마 남지 않았다"며 기후변화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 발표한 IEA의 OECD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은 6.69억톤으로 세계 7위이며 과거(1990~2010년) 배출량 증가율은 세계 1위이다. 2013년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에 의하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5~2020년에 지속적인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지구의 온도는 0.85℃상승했으나 우리나라는 1.8℃ 상승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왜가리, 백로, 황로 등 여름 철새가 텃새화 되고, 봄꽃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서해안은 해수온도가 매년 0.03℃씩 상승하며 동해안은 연안수온이 매년 0.02℃ 상승하며 적조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급변하는 기후변화체제에서 우리의 환경교육은 보다 체계화되고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과목에서 환경교육을 유지해야 함은 물론이고 환경과목의 선택권을 보장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유아와 초등에서도 환경을 다룰 수 있도록 강조되어야 한다. 환경교사가 멸종위기종으로 몰리지 않고 확장되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이 땅은 우리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세대에 물려줘야할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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