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중 격분, 방화·살인 잇따라

‘개인적인 일’ 치부… “사회적 관심과 예방책마련 절실”

2007.06.14 09:00:49

부부싸움을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과거와는 다른 갈등해소 방법 등으로 인해 부부싸움이 참극으로까지 번지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사회적 관심과 함께 예방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지난달 말 청주 가경동의 다세대주택에서 부부싸움 중 방화로 일가족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음성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으로 부인과 딸이 숨지는 참사가 다시 발생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음성경찰서는 13일 부부싸움 끝에 집에 불을 질러 부인과 딸을 숨지게 한 박모(49)씨에 대해 현조건조물 방화 및 치사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새벽 3시10분께 음성군 음성읍 자신의 집에서 부인 최모(45)씨와 부부싸움을 벌인 뒤 부인과 딸(10)이 인근에 사는 장모 박모(74)씨의 집으로 피신하자 뒤쫓아가 준비한 휘발유로 불을 질러 부인과 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을 지른 박씨도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서울지역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평소 싸움이 잦았다”는 이웃들의 진술을 토대로 박씨와 박씨의 장모,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역에서는 지난달 28일에도 청주 가경동 다세대주택에서 부부싸움 중 방화로 부부와 딸 등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하루 전인 27일 제천지역에서 의처증 남편이 잠자던 아내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는 등 부부싸움으로 인한 참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부싸움이 끔찍한 참사로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아직도 부부싸움을 가족 내 문제로만 안일하게 생각하는 사회분위기를 꼽았다.

경찰관계자는 “부부싸움을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며 “범죄예방을 위해서라도 적극적개입이 필요한 상태에서 사회적 인식변화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주시내 G정신과 전문의는 “인내하지 못하는 즉각적인 반응이 분노가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격심으로 표출되고 있으며, 극단적인 방법이 동원되기도 한다”며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되는 부부갈등은 대화 등 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시간을 갖고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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