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의 전쟁

2016.06.14 18:49:05

[충북일보] "중앙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나왔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만족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 추진해 달라."

얼마 전 이승훈 청주시장이 주간 업무보고 자리에서 당부한 내용이다.

인간들이 만든 재앙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그 위세가 대단하다. 시민들의 생활 패턴까지 바꿔 놓을 정도다. 어느 사이엔가 미세먼지 예보는 비나 바람 같은 날씨예보와 함께 중요한 생활정보로 자리 잡았다. 외출할 때 마스크가 필수품이 됐다. 그만큼 외출도 자제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서울에서는 25일간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올 들어 맑은 날이 거의 없었다고 할 정도로 서울 시내는 미세먼지로 가득했다.

예부터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으로 불린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14년 미세먼지 농도가 52㎍/㎥로 전국에서 경기도 다음으로 높았다.

지난해 12월 조사에서도 충북은 경기도, 강원도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내에서는 청주시가 가장 심각하다. 지난 4월 한 달간 하루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50㎍/㎥ 이하로 '좋음'이었던 날은 사흘에 하루 꼴도 안 된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청주 권역에 6회에 걸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미세먼지가 어느 정도 심각한 지를 가늠케 하는 환경부의 집계다.

미세먼지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의 입자다. 카드뮴, 납, 중금속, 비소, 탄화수소류 등 각종 유해물질이 섞인 대기 중 부유 물질이다. 중국의 산업화로 인한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발생은 자동차·공장·가정 등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인위적 오염물질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시된다.

미세먼지는 사람이 숨 쉴 때 호흡기를 통해 폐에 침착된다. 한 번 몸속으로 유입된 미세먼지는 밖으로 잘 배출되지 않아 각종 질환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요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미세먼지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이유다.

정부는 얼마 전 경유차 감축을 골자로 한 '미세먼지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각종 혜택을 줄여 노후 된 경유차를 줄이고, 친환경 차량 보급을 늘리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충북도와 일선 기초단체들은 이렇다 할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정확한 분석인 지 확인할 수 없지만 충북의 미세먼지 원인이 주로 외부에 있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도내 내부 요인보다 중국으로부터 바람을 타고 오는 황사와 충남 화력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먼지가 충북을 강타해 주로 발생한다는 것이 도의 분석이다.

택지 개발과 산업단지 개발 등 지역 내 대형 토목공사가 끊이지 않는 것도 미세먼지 발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된다. 한데 아직까지 특단의 후속대책은 없다. 타이밍을 놓치면 더 큰 재앙이 불어 닥치기 마련이다.

저감, 우리 모두의 과제다

저감 대책을 잘 만들려면 발생 원인부터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무엇보다 중시할 것은 효과의 확실성이다. 효과를 체감할 만한 근본 대책 없이 고등어와 삼겹살이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식의 다소 황당한 분석이 나오니 불신이 쌓이는 것이다. 인구와 산업이 집중된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미세먼지 농도는 높게 나타난다. 예·경보제부터 현실성이 떨어지는데 지역별 특성에 맞는 미세먼지 대책이 나올 리 없다.

미세먼지는 특정 부분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차원적인 문제가 아니다. 다차원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해결이 가능하다.

이제부터라도 미세먼지 발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짜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는 친환경 차량 공급을 늘리는 등의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에너지 산업부터 다양한 분산 전환을 연계하면서 신산업 육성 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일선 지자체들도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데 노력해야 한다. 선언적 행태는 곤란하다.

당장 시행 가능한 공공시설 연료를 중유에서 가스로 전환하거나 CNC(압축천연가스) 시내버스 도입, 도로 먼지 제거 살수차 운영 등을 검토해 봄직하다.

미세먼지는 분명 중차대한 환경난제다. 대기환경 보존은 누구에게 맡겨 놓을 수 없는 우리 모두의 과제임을 재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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