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천하의 큰 장사다

2016.06.21 20:03:33

'청렴이야말로 천하의 큰 장사다. 그래서 포부가 큰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려고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못한 것은 지혜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200년 전 목민심서(牧民心書)를 통해 백성을 섬기며 봉사하는 청렴한 공직자로서의 길을 제시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명언이다.

<공직사회 비위행태 고약하다>

청백리란 선비의 전형을 뜻한다. 조선시대 의정부에서 뽑은 관직자에게 주어진 호칭이다. 청빈한 생활 태도를 유지하고, 벼슬길에 나아가서는 봉공하는 자세를 흩뜨리지 않은 관직자 들이 해당된다. 청백리 표상은 황희의 일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세종은 어느 날, 황희가 정승이 되었음에도 쓰러져가는 초가에서 담장도 없이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조판서에게 비밀리에 담장을 쌓으라고 지시했다.

공조판서 일행은 집 둘레에 담장을 쌓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한쪽의 담장이 무너지면서 황희가 방문을 열었다. 자초지종을 알게 된 황희는 "백성 가운데에는 가난하게 담장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며 세종에게 명을 거두어 달라고 청했다. 그의 청렴함에 세종과 다른 신료들은 크게 감복했다.

예나 지금이나 청렴은 공직자에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최고의 덕목으로 자리하고 있다.

요즘 공무원들의 자화상은 어떤가. 국민의 혈세를 대가로 일하는 공무원들이 비리 혐의로 구속되거나 검찰 수사 대상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충북 공직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비위행위가 잇따른다. 사건·사고의 양태도 안 좋으며 질적으로도 고약하다.

얼마 전 증평군의 한 공무원이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뺑소니 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음주운전 사실만 해도 징계감인데 사고를 내고 줄행랑을 쳤다면 가중처벌을 면키 어렵다. 무모한 행동이고 미필적 살인행위와 다를 바 없다. 이 상태에서 청주시내 한 음식점 앞 오토바이를 친 뒤 주행하다 피해자들 신고로 입건됐다. 가관인 것은 일행 중 한명이 음주운전 신고를 제지했다는 사실이다. 음주운전, 대물사고, 뺑소니, 음주운전 방조 등 여러 혐의가 경합돼 있는 드문 사례다.

앞서 6급 별정직 공무원의 여직원 성 추행 의혹이 이 지자체에서 불거지기도 했다.

음주교통사고를 낸 한 공무원은 귀가조치 되자 집으로 가지 않고 충북도청 사무실을 찾아 퇴근체크를 하는 황당한 사례까지 적발됐다.

충북 교육현장의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

교육문화 도시를 자처하는 청주지역 학교에서 제자 또는 동료교사, 교직원을 표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이 잇따른다.

최근 3년간 도내 학교현장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성범죄는 무려 60건에 달한다.

경찰청은 지난해 비리 공무원 776명(전국)을 검거, 이중 33명을 구속했다. 이들이 업자 등으로부터 받은 뇌물은 63억 5천만 원에 달했다.

이러한 사례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공무원들의 도덕 불감증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혀를 찰 노릇이다. 이들 공무원들의 모양새가 볼썽사납다.

언제부터인가 공직사회의 부패행위를 개탄하면서 조선시대 청백리를 언급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다.

<잘못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직업이 공무원이다. 나라 사랑의 애국심은 기본이다.

해당 단체장들은 잘못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직원 교육 강화 시스템 도입도 검토해 봄직하다. 그 다음은 공직사회에 평정심과 선공후사 정신을 진작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신뢰를 얻고 견물생심으로 인한 공무원 범죄도 줄일 수 있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우리나라 헌법 제7조 제 1항에 명시돼 있는 내용이다.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모든 공무원들이 초심을 잃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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