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 끝없는 성추문…잘못된 性 인식 여전

"단순 개인 일탈 문제 아닌 조직 문제" 목소리

2016.08.31 19:48:27

[충북일보] 충북경찰의 성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직 내 여성 비중은 꾸준히 커지고 있지만 일부 잘못된 성(性) 의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성폭력은 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과 함께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4대 사회악'으로 규정된 경찰의 핵심 치안 과제 중 하나다.

그런데 엄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할 경찰조직에서 직원 간 성범죄가 잇따라 조직 이미지는 물론 치안 정책에까지 흠집을 내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충주경찰서 모지구대 소속 A경위는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여경을 성추행한 혐의로 최근 해임됐다.

A경위는 지난해 6월 중순께 B여경과 함께 112순찰차를 타고 근무하던 중 허벅지와 귓불을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한 충북경찰청은 해당 여경을 상대로 감찰조사를 벌여 A경위를 해임 처분했다.

이 일이 있기 얼마 전 충북경찰청은 여경을 성추행한 혐의로 괴산서 소속 C경감과 D경감을 직위해제하고 경무과로 대기 발령했다.

C경감은 노래방 회식 자리에서 여경에게 강제로 춤을 추게 하고,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문감사관 D경감은 이 여경이 당직 근무를 서는 날 경찰서 뒤편 관사로 불러 동영상을 보여주고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도내 경찰현원은 지난 2011년 3천76명, 2012년 3천73명, 2013년 3천69명, 2014년 3천81명, 지난해 3천232명, 올해 현재 3천418명이다.

이 중 여경은 지난 2011년 188명, 2012년 204명, 2013년 218명, 2014년 249명, 지난해 316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현재 도내에서 근무 중인 여경은 모두 364명으로 전체 인원의 10%를 넘어섰다.

단순히 숫자적인 의미를 넘어 전체 경찰 중 여경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물론 조직 내 차지하는 비중 또한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번 연이은 성추문으로 지휘 체계를 가진 계급 구조와 기존 남성 위주의 환경에서 일부 잘못된 성 인식 등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드러냈다.

경찰은 조직 내 성희롱 등 성범죄 판단기준과 사례, 주의해야 한 언동 등에 대해 경찰서별 교육까지 벌이고 있지만 계속되는 문제가 이를 방증한다.

한 경찰관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찰조직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에 대한 성희롱 등이 묵인됐던 사회였고 성폭행 피해자들의 경우 사건 자체를 드러내길 꺼려 신고하지 않을 정도였다"며 "하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등 인식이 바뀌면서 성범죄 등 불합리한 일을 드러내 밝히는 사회 분위기인데 경찰 조직도 예외는 아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조직 내에서 성추문이 연이어 발생한 것은 안타깝지만 단순히 직원 개인의 일탈로만 보긴 어려울 것 같다"며 "드러난 문제를 계기로 조직 내 잘못된 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등 건전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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