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방어기제

2016.10.27 18:20:01

김민선

세명대학교 교양과정부 조교수

대학생들을 만나보면 고2~고3 사이에 심리적인 질병이 발병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모가 직간접적으로 공부에 대한 압박이 심할 경우, 경제적인 상황이 갑자기 어려워진 경우 등 사회적인 불안정성과 압박의 정도에 따라 증상이 더 빨리 발현되고, 심각해지는 경우가 있다.

심리적인 취약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삶의 어느 시기까지 건강하게 잘 버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러 사회적인 촉발요인들, 상황적인 어려움들이 심리적인 문제에 방아쇠를 당겨 여러 형태의 증상으로 발병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방어기제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불안할 때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까?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방법들을 찾아 나서는가?, 무작정 덮고 보지 않으려고 하는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이라 생각하는가?, 힘든 상황인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가?, 자신의 나약한 정신력을 탓하고 있지는 않는가?

프로이드에 따르면 사람들은 누구나 이러한 상황에서 불안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를 방어기제라고 한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주로 쓰는 방어기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이를 선택해 사용한다. 다양한 방어기제를 상황에 적절하게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심리적 취약성을 가진 사람들은 주로 하나의 방어기제만을 고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상담 장면에서는 상담에서 드러나는 방어기제를 내담자의 방어를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자료로 삼는다. 상담자의 직면이 더해질 것 같으면 상담 장면에서 침묵을 하거나, 지각하거나, 심지어 상담을 그만두겠다고 회피하는 기제를 쓰는 경우도 많으며, 상담자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자신의 행동을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말로 합리화 시키는 경우도 있다. 어떤 내담자는 상담자와의 작업을 무의식적으로 지연시키기 위해서 상담의 주제를 지속적으로 바꾸거나, 이야기를 돌리고, 자신의 생각을 상담자의 생각으로 투사시켜 비난하기도 한다.

한편, 비교적 건강한 방어기제를 쓰는 사람들은 불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까? 필자의 임상적 경험에 의하면 건강하게 어려운 시기를 넘긴 사람들은 일단 자신의 불안을 인식하고 수용한다. 이러한 내담자들이 상담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자신의 불안하게 하는 상황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을 정확하게 언어적으로 기술하고 이를 인정함으로써 자신이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원들을 찾으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방법의 방어기제들을 사용하려고 한다. 공부나 일에 몰두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얘기하고 대처방법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식의 방어기제가 대표적이다.

방어기제는 일상생활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인관계, 특정 상황 속에서 지속적으로 갈등이 일어나고 문제가 반복된다면 자신이 쓰는 방어기제를 인식하고 건강한 대안들로 이를 대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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