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전형료 문제 정말 개선 안 되나

2017.01.05 16:44:33

[충북일보] 대학 입학을 위한 수시와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계속되고 있다. 비싼 입학전형료 탓에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등골이 휘고 있다.

대입 응시생들은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만만치 않은 비용을 써야 한다. 수시의 경우 최대 6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시와 수시 전형료만으로 최대 70만 원 정도를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수험생들의 깊은 한숨은 올해도 여전하다. 학부모들의 어깨 역시 무거워지고 있다. 그런데 갈수록 대학들의 전형료 수입은 늘어가고 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대학 입시철마다 전형료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도 여기 있다.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전국 190개 4년제 일반대학의 입학 전형료 수입·지출 현황에 따르면 신입생 정시 전형료 총수입이 매년 300억 원을 웃돌고 있다.

정시 모집인원은 매년 줄고 있다. 2014학년도 12만7천624명, 2015학년도 12만7천569명, 2016학년도 11만6천162명 등이다. 그런데 전형료 수익금은 매년 늘었다. 대학들이 매년 전형료를 올렸기 때문이다.

충북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도내 4년제 대학 12곳의 2015학년도 총 입학전형료 수입은 49억2천414만 원에 달한다. 대학별 1인 당 납부액을 보면 건국대(글로컬캠퍼스)가 6만2천 원으로 가장 많았다. 도내 4년제 대학 평균 3만6천 원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어 △꽃동네대 5만7천 원 △극동대 4만7천 원 △청주대 4만1천 원 △중원대 3만8천 원 △서원대 3만7천 원 △충북대·세명대 각각 3만 원 순이다. 한국교통대가 2만8천 원으로 가장 적었다.

도내 5개 대학의 경우 수험생들이 부담하는 전형료가 매년 늘었다. 그런데 전형료로 벌어들인 수입금이 엉뚱하게 사용돼 비난을 받을 때가 많다. 어떤 대학은 전기·전화요금 등으로 납부한 사례가 드러나기도 했다.

현행 전형료 책정은 대학별로 자율에 맡겨져 있다. 현실적으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대학이 정한 전형료를 낼 수밖에 없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면 '갑과 을'의 관계다. 대학이 갑이고 응시생과 학부모가 을인 셈이다.

대학이 전형료를 일방적으로 올려도 응시생이나 학부모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게다가 학교 측은 전형료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상당수 대학들이 아주 손쉽게 입학전형료로 매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까닭도 여기 있다.

앞서 밝혔듯이 수시 지원 기회는 학생들에게 6번 주어진다. 수시모집에서 전형료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응시생들과 학부모들이 납득할 만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더불어 대학이 전형료 장사를 한다는 소리도 면할 수 있다.

대학들은 전형료 수입을 투명하게 처리하고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전형료의 원가와 지출비용을 산출하면 적정금액이 얼마인지 쉽게 계산할 수 있다. 그렇게 해 발표하면 입학전형료를 둘러싼 의혹도 해소할 수 있다.

대학들이 더 이상 전형료 장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선 안 된다. 학생유치를 위한 과도한 홍보비 지출, 입학사무의 불투명한 수당과 회식비, 해외 연수비까지 전형료로 충당하는 관행부터 없애야 한다. 그게 가장 기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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