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부리도 경쟁력이다

2017.01.10 16:33:41

박정복

충주시 기획감사과

지난해 4월, 옛 신라의 숨결을 느끼고 싶어 경주를 다녀왔다. 밤에 도착하여 보문단지 인근의 야경과 어우러지는 벚꽃의 화려함에 한 번 반하고, 다음 날 김유신 장군묘로 향하는 길의 벚꽃과 수줍은 듯 숨어 피어 있는 개나리가 만들어 내는 봄의 향기에 또 한 번 취했다.

경주는 어딜 가나 유적이나 유물을 만날 수 있는데다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답게 맛집도 풍부하고, 무엇보다 '경주 황남빵', '경주 찰보리빵', '신라미소빵', '경주 주령구빵', '첨성대 초콜릿' 등 경주를 대표하는 주전부리가 많아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우리 가족은 투명하게 얇은 껍질 속에 터질 듯이 꽉 찬 팥소의 달달하고 진한 맛이 일품인 '황남빵'파와 핫케이크처럼 쫄깃한 느낌에 소량의 팥 앙금이 촉촉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찰보리빵'파로 나뉘어 양손에 하나씩 사들고 왔다.

그렇다면 우리 충주의 모습은 어떠한가? 삼국시대부터 백제-고구려-신라 순으로 최전성기에 충주를 품을 만큼 모두가 탐내던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지역이다.

충주 고구려비(국보205호)와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일명 중앙탑, 국보 6호) 등 문화재가 즐비하고, 월악산, 수안보온천 등 천혜의 관광자원 속에 국내 수상스포츠도시로의 모습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충주하면 경주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주전부리가 없다는 데 아쉬움을 느낀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광 상품화를 통해 지역을 알리고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기 위해 지역을 대표하는 빵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의 '마패빵', 강원도 영월군의 '곤드레빵', 전남 광양시의 '광양 매화빵' 등이 속속 개발되었다.

특히 전남 강진군 '황가오리빵'은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 한 달 만에 하루 1천500개씩 팔리고, 올 초 시판한 울산시의 '고래빵'은 온라인 판매로 월 1천3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충주에서 개최될 전국체전 D-365 인터뷰에서 조길형 충주시장은 "화합·문화·경제체전으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체전이 되도록 하겠다"며, "전국체전에 대비해 개발한 '충주 사과빵', '고구마빵', '밤빵', 당뇨건강차 '여우커피' 등을 1만원~2만원 상품으로 선보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는 관광 상품 개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것으로, 충주를 대표할 주전부리로 '중원빵'의 개발과 함께 관광 홍보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중원빵'은 충주가 국토의 중앙이고 중원 문화의 중심이라는 역사성을 상징하는 의미로 이름 지었다. 여기에 '중원빵'의 출시와 더불어 '주전부리와 함께하는 역사 여행'이라는 테마 관광 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중원빵'의 출시에 맞춰 방문 관광객뿐만 아니라 온라인 홍보를 통해 '중원빵을 먹으면 충주를 알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자는 전략이다.

즉, 충주의 수려한 경관과 문화유산 답사의 '볼거리', 체험활동을 통한 '즐길거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한 번에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볼거리'는 충주고구려비,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 등 유적지 답사, '즐길거리'는 충주 고구려비 탁본, 개마무사 따라 하기, 고구려 의상 입기 체험과 온천 즐기기, '먹거리'는 보고 체험하는 동안의 출출함을 달래줄 '중원빵'을 비롯한 충주의 주전부리를 함께 제공하여 오감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

그리하여 '중원빵'도 '사과빵'과 더불어 전국구 주전부리인 경주 황남빵, 천안 호두과자, 전주 초코파이 등을 이을 새로운 지역 명물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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