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배송, 배달 그 위대함에 대하여

2017.03.22 13:39:58

조영희

세명대 관광학과 외래교수

3월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필요한 책을 새벽녘에 주문하고 같은 날 밤늦게 책을 배송을 받고 보니 와우~ 신세계다. 우리나라 배달문화가 최고라더니 '그렇구나'하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 후로 당일배송이라 쓰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으나 그 후론 당일 날 물건을 받아보는 것은 로또에 맞는 꼴이 되고 말았다. 당일 물건을 못 받는 것은 이제 당연시되어 밤늦게 까지 일하시는 택배기사들을 이해하는 심정이 되었고 주문 후 다음 날 배송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애교수준이 되었다. 주문 후 이주일이 다 되어가는 데도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인 것도 있다.

배송은 '물자를 여러 곳에 나누어 보내 주는 것'이고 수령(받음)은 '돈이나 물품을 받는 것'을 뜻한다. 이들 단어를 조합한 '당일 배송'과 '당일 출고'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택배에서 흔하게 쓰이는 말이다. 한해 온라인 쇼핑으로 쓰이는 돈이 50조 원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이전에 나는 온라인 쇼핑으로 물건을 산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할 일이었으나 지금의 나는 거의 매일 생선 같은 신선식품을 포함해서 오피스텔 분양에 호텔, 여행상품까지도 온라인에서 손쉽게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물건의 질이 평균적으로 좋아지고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게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이유에서다.

쿠팡을 선두로 총알배송, 로켓배송, 스마트배송 등 어디가 더 빠른지 '속도 경쟁'이 붙었으나 품절이나 지연발송 등으로 67%가 약속된 날짜보다 늦게 도착했고, 이중에서도 '당일 배송' 조건의 79.2%는 하루이틀 정도 늦게 도착하거나 일주일 이상 발송이 지연된 경우도 있다고 하니 배송지연은 나만 겪었던 일이 아니라 흔히 있는 일인가보다.

우연히 TV에서 본 '당일 배송'이라는 말은 오늘 주문한 물건이 오늘 내 집 앞에 도착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데, 여기서의 '배송'이라는 말은 업체 입장에서는 주문받은 당일에 상품을 택배업체에 인계를 했다는 뜻이라고 하니 '당일배송'은 나 같은 소비자들의 '오해' 또는 '착각'이겠다. 그리하여 소비자원은 실제 주문 당일에 수령 가능한 상품 외에는 '당일 배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고 배송 절차 안내를 강화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고객의 니즈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로 '속도'만을 강조했던 배송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제품을 전달하는 이른바 '온디맨드(On-demand)' 형식의 배송방법이 떠오르고 있다. 일명 '소비자 맞춤' 배송 서비스로 대표적으로 영국의 바이박스(ByBox)가 있으며, 국내는 이베이코리아가 GS25와 론칭한 무인택배함 서비스인 '스마일박스(Smile Box)'가 있다. 이는 GS25에 설치된 스마일박스에서 택배를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주문은 물론 교환 및 반품 시에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이렇게 당일배송이 소비자들의 구매결정에 끼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고급호텔의 인룸다이닝(룸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특2급이나 비즈니스 호텔의 경우 룸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추세라고 한다. 이렇게 외국 호텔들을 중심으로 룸에서 스마트폰으로 호텔과 연계된 배달앱으로 주문하면 안전 문제로 객실로의 직접 배달은 안 되지만 호텔 컨시어지에서 이를 받아 객실로 서비스해준다. 우리나라 많은 호텔들도 곧 이런 변화에 동참하지 않을까 싶다. 독자여러분들도 호텔을 이용할 기회가 생긴다면 꼭 룸서비스를 이용해보시라. 이런 추세라면 얼마안가 웬만한 호텔에서는 룸서비스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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