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의 소중함 땀

2017.07.24 13:07:23

전정애

충청도 여성정책관

지난 16일 마치 하늘이 구멍 난 것처럼, 물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시간당 9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최악의 물 사태를 맞은 우리 충북은 현재까지 사망자 7명, 이재민이 2,571명, 공공·사유시설 피해액이 600억원, 복구액이 1,9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가 큰 청주, 괴산, 증평, 진천, 보은은 도로와 하천, 산림과 농경지, 축수산, 공장, 주택, 팬션 등등이 침수되고 쓸려나가 평생을 일구어온 터전을 한순간 잃게 되었다.

한참 성수기여야 할 팬션은 전파나 반파가 되고 가재도구는 모두 쓸려져 나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처참한 피해 현장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수해복구를 위해 이미 민간 자원봉사자 12,000여명, 군경 2,5000여명, 도·시군 공무원 5,000여명이 투입되었다. 매일 수천명의 봉사 인력이 참여하고 있으며 장비는 굴착기와 덤프트럭 등 3,000대가 동원되어 수해 복구 작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완전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만 생각한다면 끔찍하고 참담한 현실 상황이지만 희망이 있어 힘들지만은 않았다.

경기, 경북, 전북, 대구, 광주, 전남, 대전, 충남, 울산 등 전국 각지의 수많은 단체 봉사자들이 수해 현장으로 달려와 열일마다 않고 피해주민들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들 중에는 고령의 어르신들도 계셨고 안타깝게도 복구 작업도중에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신 분도 계셨다.

어느 기업인은 자원봉사자들의 활동 모습에 감동 받아 1억원을 기부하는 등 현재까지 11억원의 기부금과 구호품, 인력, 장비 등이 이 각계각층에서 줄을 잇고 있다.

우리는 흔히 남의 일을 돕는 모습을 보면서 남의일도 내일처럼 한다와 처삼촌 벌초하듯 한다 라는 표현을 한다.

그러나 이번 수해 현장을 돌면서 자원봉사자들의 몸을 사리지 않고 남의 일도 내일처럼 발 벗고 나서는 모습만이 있었다.

34도가 훌쩍 넘는 찜통더위 속에서 무거운 진흙더미 토사와 하천의 부유물 등을 걷어내어 나르고, 가재도구 세척과 빨래 등 고된 일로 봉사자들의 얼굴과 옷은 구슬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불평 한마디 없는 건강한 모습에 피해 주민도 봉사자도 고마움과 안쓰러움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구석에서 흙을 뒤집어쓰고 잔재물을 치우기도 하고, 하천을 따라 쌓여 있는 쓰레기와 비닐하우스를 철거하기도 하고, 음식물이 썩어 코를 찌르는 악취 현장에서 방역을 하면서 수해복구를 위해 씨름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저절로 허리가 굽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우리도 힘들고 어려울 때 힘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말 외에는 그 어떤 말로도 표현 할 방법이 없었다.

한 사람의 발걸음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들의 이마와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굵은 땀방울이 우리 지역의 수해 현장에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지......

물 폭탄이 쏟아진 자리에도,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도, 폭설이 쏟아진 자리에도 언제나 우리 곁을 지켜 주고 있었던 이름 자원봉사자

도민들과 공감하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사랑의 자원봉사, 전국 각지의 서로 다른단체의 봉사자가 서로 격려하고 협력하는 자원봉사의 모습이야말로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밝히는 등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바꾸는 힘! 그것은 자원봉사자의 소중한 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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